1등으로 등교하는 학생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10/08
산길을 걸어 내려갔다. 운동삼아서도 아니고 바람을 쐬려는 것도 아니었다. 오직 운전해 줄 사람이 없어서다.
산길은 참으로 오랜만에 내려가 본다.
작년까지만 해도 거의 매일 걷기운동 한답시고 산 중간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곤 했었는데 그땐 강쥐가 항상 동행을 하곤 했었다. 내가 되돌아 가는 지점에 다다르면 그 녀석은 먼저  걸음을 딱 멈추고 나를 빤히 올려다 봤다. 마치, 이젠 돌아가야쥬~  하는 것처럼.
강쥐도 사라지고 나의 운동도 시들해지고 이젠 산길 한 번 내려가는게 무슨 큰 일이라도 되는양 마음을 다잡아야만 가능하다.
그 큰 맘을 먹고 내려 가려는 이유는 문해교육자 수업이 매주 토,일요일에 잡혀있고  남편은 열흘동안 집을 비울 예정이라 부득이 혼자 걸어서 하산할 것을 결심하게 된 것이다.
과연 무사히 끝까지 내려갈 수 있을까.
중간까진 몰라도 완전히 산 아래까지 내려가기엔 무릎에 무리가 있어 딱 한 번 시도 해 본 후론 다시는 그런 짓 하지않겠노라 굳게 마음먹은 적이 있지 않았던가. 올라 가는 건 괜찮은데 내려오는 건 영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며칠 전부터 집주변을 돌며 가볍게 달리기를 해 주었다. 다리에 힘을 좀 올려줘야 무리없이 내려갈 수 있지 싶어서 워밍업을 했더니, 그랬더니 갑작스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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