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군대 이야기(15) 판문점 도끼 만행
군 생활 중에 발생되었던 또 다른 큰 사건은 76년 8월18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북한군이 벌목작업을 지도하던 비무장 미국인 UN군 장교 2명을 도끼로 살해한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Korean Axe Murder Incident)이다. 휴전 이후 가장 전쟁에 근접했던 상황이 전개되었다.
당시 나는 상병 7개월 차로 이제 제법 군대 생활에 익숙해졌고 부대 내에서 역시 중고참 병사로 군대 생활에 특별히 큰 어려움이 없었다. 무엇보다도 어느새 군대 생활이 만 이년이 지나 제대를 하게 될 다음 해(1977년)를 생각하면 저절로 힘이 나던 때였다. 그때 미루나무 사건을 처음 접한 것은 아마 TV를 통해서였던 것 같다. 내무반마다 TV가 한 대씩 있었는데, 저녁 식사 후부터 저녁점호가 시작되는 시간(저녁 9시) 전까지 TV 시청이 가능하였다. TV 뉴스를 통하여 판문점 도끼 만행이 보도되는 것을 들었던 것 같은데, 그 내용이 심상치 않아 보였다. 정상적인 업무 수행을 하고 있는 미군 장교 2명을 다수의 북한 군인들이 구타하고 도끼로 머리를 쳐서 살해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이어서 계속 속보가 나왔지만, 북한 측은 “미군 측이 나무를 자르는 것을 보고 (북측) 경비병들이 제지하러 나섰는데 갑자기 미군이 자신들에게 도끼를 던졌다”라고 하면서, 미군 장교를 살해한 이유는 “우리 하전사들이 날아오는 도끼를 손으로 잡아 미군들에게 다시 던졌다.”라고 억지 주장을 폈다.
47년이나 지난 옛일이다 보니 기억이 흐린 부분도 있었다. 당시 상황을 정리해보기 위하여 나무위키에서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을 검색하여 보니 당시 사건 진행 내용이 매우 소상하게 기록되어있었다. 사건이 종료된 후, 거의 반세기에 걸쳐 여러 사람의 기고가 추가되고 또 일부는 계속 수정 보완되면서 남아있는 내용이었다. 그동안 잘못된 내용들은 다른 제보자들에 의하여 이미 수정되거나 삭제되었을 테니 사실에 부합되는 내용이리라 생각되고 대부분 내 기억과도 차이가 없으므로 비교적 정확한 내용이라고 판단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