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온한 상상력과 침묵의 변색

천세진
천세진 인증된 계정 · 문화비평가, 시인
2024/04/14
출처-픽사베이
    세계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는군. 차가워지는 것도, 뜨거워지는 것도 어느 선을 넘어서면 우리의 몸과 생각을 꽁꽁 가두게 될 텐데, 걱정이야. 갇힌 공간과 시간을 견디며, 갇힌 삶을 살아 내려면 놀라운 상상력을 발휘해야 하거든. 

    상상력은 잘 끄집어내야 해. 불온한 상상력을 끄집어내 웃자라게 하면 세계가 다치거든. 다친 세계 안에서는 단단한 힘을 가진 이들도 버티기 힘들어. 걱정이 현실이 되긴 했지. 다들 불온한 상상력이 만든 게임 속으로 들어가 살고 있으니까. 모두 불온한 병동의 구성원이 되었어. 건강한 상상력을 갖는 게 힘들지만, 그래야 해. 건강한 상상력만이 다친 세계를 치유할 수 있어.

    갇힌 세계에 괴이하고 불온한 상상력이 너무 많이 자라나서, 그것들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알아보려고 책을 잔뜩 모아놓았어. 갇히게 되면 책만 보고 살아야 해. 사실은 그것도 게임만큼이나...
천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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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순간의 젤리>(2017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풍경도둑>(2020 아르코 문학나눔도서 선정), 장편소설<이야기꾼 미로>, 문화비평서<어제를 표절했다-스타일 탄생의 비밀>, 광주가톨릭평화방송 <천세진 시인의 인문학 산책>, 일간지 칼럼 필진(2006∼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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