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만큼 몰랐습니다/ 시(詩)
2022/05/04
일곱 번을 꼽고 꼽아 세어보고
말없이 지켜만 봐도 생각에 변함이 없을
그런 사람이 되었다고
순리에 맞는 손순하다 손순하다 라고
내세우며 걷던 자리에
이미 있던 발자국을 지긋이 바라보았습니다
얼기설기 한 구덩이에는
나의 이름이 적혀있습니다
성(姓)까지 적혀 부끄러워
애써 못 본 척했습니다
꼽고 꼽아 변함없는 사람이라고
추억 받았던 시간들이 부끄러워
입술을 지그시 깨물어 봅니다
발자국에 발을 대보니 깊이가 과연 달라
눈물이 났습니다 녹아 흐르는구나라고
부끄러워 외쳤습니다
주고받으며 첫 걸음마를 깨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