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다가온 다문화 사회 : 굳건한 인종주의

박하
박하 인증된 계정 · 배낭여행자
2023/02/08

“요즘 학교가 어떤 줄 알아?” 고등학교 선생님으로 근무하는 형이 말했다. 아니 모르지. 학생신분은 한참 옛날 일이다. 아이가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가 되었지만 그렇다고 아이를 낳을 형편은 아니다. 요즘 세상에 아이를 낳는 사람이 드물다는 것 또한 이상하진 않다. 때문에 학교 이야기는 낯설다. 형처럼 교육 관련 종사자가 아닌 이상에야 과거의 경험이 업데이트 되기란 쉽지 않고 드문드문 학생이 줄었다는 뉴스는 보았는데. “한 학급에 서른 명이 안 돼.”

학교란 인간이 처음 접하는 사회 집단이다. 사회적 동물이라는 표면적 허울 아래 우열의 등급을 매기는 일상의 첫 최전선이기도 하다. 떡잎부터 다르다는 말은 성급한 일반화이긴 해도 ‘학습받는 사회성’이 그다지 친절하게 느껴지진 않는다. 여전히 학교라는 세계 안에 여러 문제점이 도사리는 모양을 보면. 과거, 학급의 인원은 너무 많다고 느꼈다. 교사가 통제해야 하는 인원이 많다는 것을 고려하면 학생 개개인을 일일이 신경쓰긴 어려울 것이라는 이해도 있었다. 다만 사회성을 기르는 학생의 입장으로 보자면 같은 학급의 인원이 많다는 건 장점이 더 많다. 친해질 사람이 많다는 것은 어려운 과제지만 모두와 친해질 필요는 없다는 걸 깨닫고 두루두루 거쳐 자신들과 맘 맞는 사람과 친해질 수도 있었다.

학급의 인원이 스물 남짓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이런 생각이 먼저 들었다. 분단 별 공동과제의 인원은 줄어들까, 방과 후 활동이나 동아리 같은 것은 다양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가장 큰 우려는 이것이다. 그럼 청소는 어떻게 해? 형은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이제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청소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기름걸레로 복도를 미는 일도, 교무실을 대신 청소하거나 화단을 가꾸는 일도 학생의 몫이 아니다. 학생은 오직 공부에 전념하고 다른 것들은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네가 정말 모를만한 사실이 있어.”

제주, 한국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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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 저 곳을 떠돌며 살고 있습니다. 아직 어느 곳에도 주소지가 없습니다. <아무렇지 않으려는 마음>, <워크 앤 프리> 두 권의 책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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