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평화의 끝 : 제1차 세계대전과 세계화

정재웅
정재웅 인증된 계정 · 금융공학 박사, 변절 빌런
2023/02/03
제1차 세계대전은 벨 에포크(Belle Époque, 프랑스어로 ‘아름다운 시절)*를 끝내고 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의 직접적 원인이 된 전쟁으로, 어떻게 보면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 사회를 만든 전쟁이라고도 할 수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경제적 측면에서 제2차 세계대전이 종결되고 설립된 브레튼우즈 체제(Bretton Woods System)**의 연속선상에서 살아가고 있고, 정치적으로는 역시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과 함께 세워진 냉전의 맥락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 비록 브레튼우즈 체제와 냉전 모두 다른 체제로 대체되었지만 — 이러한 체제의 원인이 되는 제2차 세계대전은 제1차 세계대전의 폐허 위에서 이미 시작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는 제1차 세계대전의 결과로 만들어진 세상에서 살아간다고 할 수 있다. 

(* 주 : 유럽사의 시대 구분 중 하나로 1815년 나폴레옹 전쟁 종결부터 1914년 제1차 세계대전 발발 전까지 우럽의 백년 평화를 말한다. 이 기간 동안 유럽은 크름 전쟁 같은 국지전을 제외하면 열강 간 전면전이 발발하지 않은 장기간 평화 속에서 경제적 번영과 민주주의를 비롯한 사상적 발전이 이루어졌다. 물론 이 시기에 유럽 열강에 의한 아프리카 식민지 착취 등 제국주의의 어두운 이면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 주 : 브레튼우즈는 미국 뉴햄프셔주에 위치한 휴양지로 1944년 연합국 수뇌부가 모여 전후 세계 체제를 논의했다. 여기에서 전후 복구를 위해 국제부흥개발은행(International Bank for Reconstruction and Development, IBRD)와 미국 달러화에 기초한 국제 금융 시스템의 유지를 위해 국제금융기구(International Monetary Fund) 설립, 그리고 가장 중요한 미국 달러화의 기축통화를 의결하여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는 세계 경제 시스템의 기반을 설계했다. 이를 브레튼우즈 체제라 한다.)

사실 제1차 세계대전은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까지만 해도, 그냥 “대전” 이었다. 오...
정재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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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대학교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한국 경제성장에 있어 정부 정책이 금융시장 발전에 끼친 영향'을 연구했습니다. 가상자산 스타트업을 거쳐 금융시장에서 일하고 있으며, 저서로 "변절 빌런의 암호화폐 경제학"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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