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야기 금지!" 염전노예 이근만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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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2
2014년 2월, 한국을 넘어 UN까지 분노하게 만든 염전노예 사건. 인간 이하의 노동을 감내하며 하얀 소금을 생산하던 그 ‘솔트맨’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사건 직후 많은 사람이 분노했지만, 분노와 슬픔이 가라앉은 이후의 일까지 챙기는 사람은 적었다. 당시 경찰이 섬에서 데리고 나온 염전노동자는 약 400명. 이들은 금방 소리 없이 흩어졌고, 일부는 다시 아무도 찾지 않는 존재가 됐다.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이들을 찾고 싶었다. 사라졌으되 아무도 찾지 않은 사람을 찾아가는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한다.

# 인트로 : 마님의 자부심

인신매매와 노예노동으로 아이를 키우고 일상을 꾸린 그들에겐 수치심이 없었다. 오히려 "오갈 데 없는 바보들 먹여주고 재워준 게 우리"라는 자부심 같은 게 보였다.

목포에서 배로 두 시간이면 닿는, 염전으로 유명한 어느 섬 주민들 이야기다. 이들 중 누군가는 노예에게 “마님”이라 불렸다. 단돈 120만 원으로 노예를 산 어떤 주민은 KBS 다큐멘터리에서 천사처럼 묘사됐다. 지난가을, 그에게 전화를 걸어봤다. 천사의 목소리가 ‘하이톤’으로 달라졌다.

"이봐요! 피해자는 우리거든요! 그놈들 때문에 우리 섬 사람들이 얼마나 욕 먹은지 알아요!"

일부 주민은 섬 떠난 염전노예를 여전히 **"걔네", "그놈들", "바보들"**이라 불렀다. 섬 주민들의 이 끈질긴 주인의식(?). 그들은 정말 피해자일까?

섬 주민들이 돌아가면서 20년간 탈탈 털어먹은 염전노예 피해자 이근만(1961년생, 가명)의 이야기를 풀어본다. 이근만은 ‘염전노예 사건’ 하면 금방 떠오르는 피해자 이미지와 결이 다르다.

이근만은 발달장애인이 아니다. 그는 자기 힘으로 섬을 탈출해 육지까지 오는 데 성공한 드문 이력의 소유자다. 염전주를 고용노동부에 신고해 합의금을 받아낸 적도 있다. 이렇게 '탈출 노예'로 대미를 장식하나 싶었는데, 그는 자기 발로 다시 섬으로 돌아갔다.

섬 주민들이 자기 치부를 덮을 때면 자주 소환하는 ‘돌아온 노예’. 이근만은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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