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원이 없어서... 노예로 살았고 '살인자'로 죽었다

진실탐사그룹 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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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01

2014년 2월, 한국을 넘어 UN까지 분노하게 만든 염전노예 사건. 인간 이하의 노동을 감내하며 하얀 소금을 생산하던 그 ‘솔트맨’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사건 직후 많은 사람이 분노했지만, 분노와 슬픔이 가라앉은 이후의 일까지 챙기는 사람은 적었다. 당시 경찰이 섬에서 데리고 나온 염전노동자는 약 400명. 이들은 금방 소리 없이 흩어졌고, 일부는 다시 아무도 찾지 않는 존재가 됐다.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이들을 찾고 싶었다. 사라졌으되 아무도 찾지 않은 사람을 찾아가는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한다.

사람 하나 죽이고 묻어버리는 건 별일도 아니라는 듯, 염전노예 살인사건은 조작됐다. 소문은 해무처럼 섬에 번졌으나 가해자-피해자-목격자는 경찰 앞에서 입을 닫았다.

염전노예 염태성(가명)이 사망한 살인사건은 익사로 종결됐다. “염전노예가 염전 바닷물에 빠져 죽은” 사건으로 말이다.

염전주 박대성(가명)의 강압으로 동료를 사망에 이르게 한 염전노예 우성수(가명, 1956년생)를 만나고 싶었다. 모든 진실을 아는 그는 섬에 없었다.
‘염전노예 살인사건’의 모든 진실을 아는 그는 섬에 없었다 ⓒ셜록
이제 섬을 떠나야 할 시간, 차를 선착장으로 몰았다. 육지로 가는 배를 타려면 박대성 집 앞을 지나야 했다. 길가에 세워진 박대성의 낡은 식당 간판이 보였다.

‘다시 들러볼까, 그냥 갈까….’

차 핸들을 식당 쪽으로 틀었다. 자기 집에 살던 염전노예 셋 중 한 명을 죽이고, 다른 한 명을 칼로 찌른 남자. 나머지 한 명의 오른팔에는 장애를 남긴 박대성을 꼭 만나고 싶었다. 차를 주차장에 세우고 식당으로 걸어가며 대범한 척 크게 외쳤다.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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