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arl K. of South Korea
2022/12/27
어릴 때 재미있게 했던 '페르시아의 왕자' 라는 게임이 있다. 게임 속에서는 지하던전에 갇힌 한 청년이 등장한다. 청년은 온갖 위험이 도사리는 각 장소를 단계별로 무사히 빠져나가야만 한다. 모든 위협을 막아낸 후에야 다음 단계로 향하는 문으로 들어갈 수 있다.
삶을 살아오는 동안 마치 그 게임에서처럼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직전의 마지막 관문을 지금 통과하고 있구나' 하고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다. 정들었던 친구들과 헤어지고 아빠의 직장을 따라 버스로 6시간이나 걸리는 먼 곳으로 이사를 가야 했을 때가 그 첫 순간이었던 것 같다.
그 후에도 그런 순간들은 삶의 곳곳마다 찾아왔다. 길고 험난했던 학창 시절을 보내고 부모님과 집을 떠나 새로운 도시에서 혼자 스무 살을 맞았을 때, 마침내 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