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

01년생 박춘삼
01년생 박춘삼 · 22살의 박춘삼의 이름을 가지다.
2022/03/12
가끔 편지를 받는다. 수신신은 나다.

1년을 주기로 '내년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를 보냈다.

2017년의 나는 고등학교를 입학하면서 우려되는 걱정과 가뜩 부푼 설레임을 적었다.

2018년에는 수학학원에서 만난 친구를 좋아하게 된 이야기, 고백했다가 차여서 책이 손에 잡히지 않는 다는 등의 이야기가 있었다.

2019년에는 벌써 고등학교 3학년이 되었다며 미래를 걱정하는 척했다. 또한 내년의 이 편지를 읽게 되는 내가 무책임한 1년을 허비하지 않았으리라는 막연한 기대도 꾸겨넣었다.

그렇게 꾸겨진 기대는 몇 년째 내 서랍에서 잠잤다. 내가 허비한 1년의 시간을 돌아보고 싶지 않았다. 괜히 읽으면 나 스스로가 싫어질까봐 보기가 싫었다. 편지를 읽어도 짜증나고, 읽지 않아도 짜증난다. 어떤 선택을 하던 결과는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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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학교 20학번 학생입니다. 무책임하게 글쓰기가 취미입니다. 주로 얼룩소 커뮤니티에서 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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