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저녁..

2022/03/28
커피 한 잔 사들고 나와
별 하나 의지하고 걸었던
어느 까만 저녁...
노랗게 퇴색해버린 나무의 잎을 보고
만개한 개나리꽃인 줄 
나 혼자 황홀해했던  순간이 있었어.
손 끝은 차갑게  시려와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데
개나리를 찾았던 내 시감각은 
아쉬움에 봄을 염원하고 있었나 봐.

엄마 허리 깨도 안 오는 
키를 지닌 꼬맹이가 
엄마가 손에 쥔 사탕 하나에 뜀걸음질 
하는 걸 봤어.
사탕 맛이 그리웠던  걸까?
엄마 품이 그리웠던 걸까?

나는 고작 100m를 걸었을 뿐인데
그사이 보고 느낀 이 상황들은
내 마음과 그 꼬맹이의 염원을 느끼고야 말았나 봐.

산다는 게 이렇듯 별거아닌 듯해.
아등바등 버겁게 살아온 오늘이
커피 한잔의 여유에도 별개 다 보이니까...
숨 한번 다독이고 뒤돌아보니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내일보다는 오늘을 더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전 그런 사람이고 싶습니다.
4
팔로워 2
팔로잉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