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록위마의 시대 윤석열 정부를 평하다] 11편 윤석열에 대해 말하는 게 의미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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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헤겔이 어디선가 사물의 본질을 파악한 이는 현실의 변화에 별다른 감정적 동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말하였다. 현실의 변화에 감정적 동요를 겪는다는 말은 달리 말하자면 그러한 사태의 전개를 예측하지 못했다는 말과 같고, 이는 곧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사물의 본질을 이해한다면 그것의 변화까지 예측가능한 범주 안에 포함시키고 있기에 별다른 감정적 동요를 느끼지 않을 것이라 말한 것이다. 처음 이 발언을 접했을 때는 스스로 '절대정신'에 이르렀다 자부하는 철학자의 경지가 반영된 발언이겠거니 했다. 저정도 공부를 했으면 그런 경지에 이르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한 일도 아니겠는가? 매일매일의 현실에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으로서 어떠한 변화에도 동요하지 않는 경지가 잘 상상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윤석열 정부의 행태를 보면서 사실상 별다른 감정적 동요를 겪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적인 능력이 갑작스럽게 올라갔을 리도 없거늘 윤석열 정부가 하는 짓을 보면 거의 대부분 예측범주 내에서 진행되고 있다. 헤겔급의 사상가의 지위로 오르게 된 것인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만큼 윤석열 정부의 '본질'이 단순하고 투명하게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만큼이나 사실 관련해서 더 하고 싶은 말도 없다. 예컨대 앞서 지윤평 2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우리는 지금 국익과 정권의 이익이 구별되지 않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국익과 정권의 이익이 일체화된 사회에서 정권의 위기는 국내외 양쪽으로부터 동시에 올 수밖에 없다. 그러한 이유 때문에 정권은 자기보존을 위해서 더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고 그것이 다시금 더 큰 위기의 근원으로 작용하게 된다. 모든 경계가 사라지는 황혼의 시기가 왔는데 우리는 어디로 튈지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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