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제안한 ‘2-4인선거구제’의 본질은?
2023/02/26
지난 시간에는 영국과 미국에서 전면적 소선거구-단순다수제에서 출발한 선거제도가 어떻게 ‘중대선거구제’와 ‘비례대표제’로 바뀌어 전세계로 퍼져 나갔는지를 살펴보았다. 유럽의 다수 국가를 포함해 세계 여러 나라에서 한 선거구에서 여럿을 뽑는 중대선거구제가 뿌리를 내렸고, 이중 상당수는 정당의 지지율로 정당별 의석수를 결정하는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있다. 한편 소선거구제를 채택한 국가의 일부는 결선투표제나 선호투표제 등 ‘절대다수제’를 실시함으로써 ‘단순다수제’에서 벗어나거나, 독일과 뉴질랜드처럼 지역구 의원은 소선거구에서 뽑되 전체 의석수는 정당 지지율에 따라 배분하는 ‘혼합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했다.
이번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연초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제시한 선거제도의 성격을 따져보겠다. "중대선거구제를 통해대표성을 좀 더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며 운을 뗀 윤 대통령은 ”선거제는 다양한 국민의 이해를 잘 대변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돼야 하는데 소선거구제는 전부 아니면 전무로 가다 보니 선거가 너무 치열해지고 진영 양극화되고갈등이 깊어졌다"면서 "지역 특성에 따라 2명, 3명, 4명을 선출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소선거구제와 중대선거구제 가운데 어느 쪽이 더 대표성이 강한지는 논쟁적 영역에 있다. ‘대표성’을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이다. 소선거구론자는 ‘한 명의 대표자를 통해 뚜렷하게 지역 다수 의견을 대표하는 것이 대표성강화’라고 본다. 중대선거구론자는 ‘여러 대표자를 통해 지역의 다양한 의견이 대표되는 것이 대표성 강화’라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은 일단 후자쪽임을 분명히 했다.
다음은 ‘소선거구는 전부 아니면 전무로 가는가’의 문제다. 1명만 선출하는 소선거구에서는 그 밖의 후보를 지지한 표심은 모두 ‘죽은 표(사표)’로 처리된다. 게다가 한 번만 투표해서 1위를 가리는 단순다수제라면, 1위가 몇 퍼센트를 득표하든 간에 그 나머지 표는 사표가 된다. 지역구 유권자 입장에서는 자신을 대표하는 의원이 ...
선거제도 이야기 항상 잘 듣고 있습니다. 이번에 김진표 의장이 낸 3개 안 중에서 도농복합형 선거구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시골에 1인 선거구를 남겨둘 경우에는 정당투표라는 것이 의미없어지기 때문에 사실상 단순다수제 선출을를 강제하는 측면이 있어서 우려스럽더라고요. 인물투표+계파정치의 문제점이 그대로 반복될 거고요.
도시에서는 3~11인 선거구를 도입하겠다곤 하지만, 거기서 지역구 의석수를 줄여서 비례대표를 늘린다는 이야기도 현실적인 거 같진 않고요.
국회에서 4개안 중 대선거구+비례대표제가 제일 나은 방향이라고 생각했는데, 국회의장안에서는 이걸 빼 버려서 그대로 탈락하는 것은 아닌가 우려가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