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라는 타이틀에 가려진 이름(faet. 영재교육)

정담아
정담아 · 읽고 쓰고 나누고픈 사람
2023/08/28
며칠 전 '영재소년'으로 유명했던 한 소년이 서울과학고 자퇴 의사를 밝혔단 기사를 봤어. 무려 11살 밖에 안 된 초등학생이 과학고라니. 어른에 가까운 얼굴과 몸을 한 고등학생 사이에 끼어 있는 앳되고 어린 모습, 초등학생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를 교사까지. 그 장면을 떠올리자 좀 괴기스러웠어. 오늘은 그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해.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오펜하이머'
1. 영재와 영재교육

나는 잘 몰랐는데, 이번 서울과학고 자퇴의사를 밝혔다는 학생은 41개월째 되던 해에 SBS '영재발굴단'에 출연해 방정식을 풀었대. 올 3월에는 만 10세의 나이로 서울과학고에 입학했고 말이야. 이것만으로도 정말 너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긴 했어. 그런데 사실 나는 '영재발굴단'이란 프로그램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아. 왜 영재를 꼭 발굴해야하는 걸까? 그저 어른들의 시선으로 작은 아이가 능력을 발휘하는 걸 보고 신기해하거나 뿌듯해하는 게 목적이 아닐까? 그런데 사실 중요한 건 그때 받는 스포트라이트가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아닐까?

비슷한 맥락에서 영재 교육에 대해서도 재고해봐야 한다고 생각해. 내가 일반고에 근무할 때 '영재학교'라는 게 있었어. 학교에서 영재들을 선발해서 그들만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거지. 사실 한 학교에서 수십명의 영재를 선발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고 영재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이 없는 담당 교사(물론 영재 관련 연수를 진행하긴 하지만 그저 인강을 돌려보고 간단한 시험을 치르는 게 전부야)에게 모든 프로그램과 책임을 위임한다는 것도 내실이 없단 사실을 반증하는 거였지만, 그럼에도 난 배울 점은 조금 있다고 생각해.

일단 그 영재학교 프로그램은 단순히 지식 뿐 아니라 봉사활동이나 강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필수적으로 구성하도록 되어 있었어. 물론 이 모든 걸 담당 교사가 알아서 해야한다는 점에서 퀄리티까지 보장하긴 어렵겠지만, 영재교육의 방향성만 놓고 본다면 긍정적이라고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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