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없는 시대, 기생하는 음모론

북저널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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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13

7퍼센트는 백신에 괴생명체가 산다고 믿는다. 음모론은 이 시대에 어떤 물음을 던지나?

  •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코로나19 백신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 코로나 바이러스가 생화학 무기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음모론을 한국 국민 다섯 명당 한 명꼴로 믿는 것으로 드러났다.
  • 언론은 진실을 좇는다는 공통의 인식도 옅어지고 있다.
  • 지금의 음모론은 어떻게 형성되고 세상을 어떻게 바꾸고 있나?

©일러스트: 권순문/북저널리즘
RISK_ 19.5퍼센트

고려대학교 천병철 교수팀이 조사한 결과 백신이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루머에는 19.5퍼센트가, 백신 속에 괴생명체가 있다는 주장에는 7.9퍼센트가 동의했다. 복잡성 연구자인 닐 존슨(Neil Johnson)의 조사에 의하면 백신 음모론을 믿는 자들은 실제로 백신 맞기를 거부하고, 아직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미결정자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BACKGROUND_ 지금의 음모론

엔데믹이 찾아왔으니 백신 음모론은 이제 지난 논제일까? 백신 음모론은 지금 시대 음모론의 대중성과 파급력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앞서 언급한 닐 존스의 연구에 따르면 백신 음모론은 백신과 관련이 없는 커뮤니티에서도 활발하게 퍼지고 있다. 이를 테면 반려동물 애호가 커뮤니티, 학부모 모임, 요가 그룹 등이다. 이전까지의 음모론은 대체로 적은 이들에게 소구했다. 《환단고기》가 진짜 역사라고 해도 내 삶이 바뀌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 내에서 큰 파장을 불러왔던 ‘큐아논’의 미 의사당 점거도 한국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팬데믹은 달랐다. 팬데믹은 세상 전체를 위기에 빠트렸다. 지금의 음모론이 위협적인 이유는 저마다 다른 이유로 세계가 마주한 문제 해결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RECIPE_ 커뮤니티

관심사로 엮인 다양한 온라인 커뮤니티는 소통의 장이 됐다. PC통신 시절부터 사람들은 온라인에서 소통하며 크고 작게 모였다. 지금의 커뮤니티는 동호회보다는 언론에 가까운 역할을 수행한다. 디시인사이드, 일베저장소, 오늘의 유머 등의 커뮤니티는 2000년대 급속한 성장을 이룬 뒤 광범위한 정보 교환의 장이 됐다. 토막 난 정보에는 커뮤니티가 관심을 가질만한 맥락이 덧붙는다. 뉴스는 헤드라인이나 자극적인 정보만 담긴 부분이 캡처돼 자극적인 제목과 함께 업로드 된다. 커뮤니티의 정보는 새로운 뉴스의 소재가 되어 커뮤니티에 출입하지 않는 이들에게까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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