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민’에게 서울로 와달라고 좀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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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09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상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오늘 당신의 사연은 상담거리가 아니라는 걸 미리 알려주고 시작할게. 고민을 상담한다는 건 누군가의 고민을 듣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해준다는 의미로 많은 사람들은 이해하고 있고, 또 내게 고민을 상담하러 오는 사람들의 대부분 역시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자신의 고민이 해결되기를 바라며 오는 건데 오늘 당신의 사연을 들어보니 이건 뭐랄까. 마치 그냥 푸념 같아. 해결책도 없고, 솔직히 말하자면 “그래서 뭐 어쩌라고?” 싶은 하나마나한 이야기인데 이걸 상담거리라고 볼 수 있을까? 뭐, 당신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내가 보기에 이건 상담거리 축에도 끼지 못 하는 이야기이니 그냥 나도 내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할게. 당신도 굳이 상담을 받기보다 그냥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길 원했던 것 같으니 그게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저는 경기도 통학러입니다. 경기도에서 서울 가나 서울에서 경기도 가나 똑같은 거린데 왜 서울 사람이랑 경기도 사람이랑 만날 때 서울에서 만나는 게 당연하고 경기도에서 만나는 건 경기도로 '가주는 것'인가요? 특별한 전시나 공연 보는 것도 아니고 밥 먹고 카페 가는데 꼭 서울에서 만나야 되는 법은 없잖아요. ㅠㅠㅠ 경기도도 사람 사는 덴데 맛집도 많고 예쁜 카페도 많아요. ㅠ 경기도 멀다고 한 번 오는 게 엄청난 일을 해주는 것처럼 얘기하는데 나는 맨날 경기도에서 서울로 통학한다 친구야!!!! 물론 서울에서 만나는 거 좋죠. 자취하면서 홍대나 대학로로 나오는 것도 그 친구한테는 일일 수 있죠. 그래도 너무 생색내지는 말자는 겁니다. 1시간 동안 버스 타고 지하철 타는 거에 익숙해지고 무뎌졌을 뿐이지 경기도러도 서울 왔다 갔다 하기 쉽지 않아요. 힝. <고민글 출처 : 전국대학생대나무숲 / 2020년 10월27일>
 
jtbc 드라마 <해방일지>에서는 경기도민의 고단한 하루가 자세하게 묘사됐다. <사진=jtb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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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는 언론사입니다. 국회를 출입했던 정치부 기자 출신 30대 청년이 2021년 3월 광주로 내려와서 창간했습니다. 지속적으로 좋은 기사를 쓰고 싶어서 겁 없이 언론사를 만들었는데요. 컨텐츠 방향성, 취재 인력, 초기 자금, 수익구조, 사무실 등 무엇 하나 만만한 것이 없다는 걸 깨닫고 있습니다. 좋은 공동체를 위해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언론인의 자세, 이것 하나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끝까지 버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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