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 당신이 치러야 할 대가
얼룩커
2024/07/30
잊을만하면 출간한 책들에 대한 인세가 계좌로 들어온다. 소액이지만 2008년에 쓴 책의 인세도 아직 들어오는 것을 보면 글을 쓰는 사람으로선 운이 좋은 편이다. 종이책 생태계가 점점 쇠락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현상이다. 출판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기성 작가들의 책도 1쇄를 다 소화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가장 큰 요인은 디지털 미디어의 확장이다.
분명하게 디지털 미디어가 주는 편익이 있다. 온라인 세상에서 내가 찾고자 하는 지식과 정보를 쉽고 빠르게 볼 수 있는데 누가 마다하겠나. 그런데 딱 여기까지다. 디지털 미디어에 의존하게 되면 치러야 할 대가가 만만치 않다. 종이책을 더 멀리하게 되고, 미디어 중독 상황으로 빠져들며,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지식을 넓고 얕게 훑는 습관이 생긴다.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네트워크는 사용자의 온라인 로그를 추적하여 지속적으로 노출하는 알고리즘으로 작동한다. 사용자는 다양한 지식을 구하고 있다고 착각하지만 사실 알고리즘은 부지불식간에 모든 사용자를 '좁게' 가둔다. 이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이곳 페이스북과 유튜브이다. 이미 페이스북은 내가 머무는 시간, 내가 남긴 좋아요와 댓글, 검색하는 내용, 구입하는 상품을 모두 데이터화하여 맞춤 광고를 실시간으로 노출한다. (요즘은 무작위로 광고의 양을 늘리는 것 같기도 하다)
원하는 내용을 찾기 위해선 사용자의 수고가 필요하지만, 어차피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동기가 정보와 지식을 얻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용자에게 그것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지그문트 바우만이 말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