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빚는 고구마 창고에 갇힌 사람들 : 제주 4.3사건

김터울
김터울 · 연구자, 활동가, 게이/퀴어.
2024/04/09


한라산은 한국에서 파는 희석식 소주 중에 그나마 가장 맛이 좋다. 희석식 소주의 제법은 일본에서 유래한 것으로, 1919년 식민지 조선에 첫 희석식 소주 공장이 생긴 후 1930년대까지는 주로 조선에서 나는 사탕무 등에서 추출한 당밀을 주정의 원료로 썼다. 1930년대 말엽부터는 새 원료로 대만산 사탕무와 조선산 고구마를 주정 생산에 쓰기 시작했다. 

동양척식주식회사는 1943년 제주도에 무수(無水) 주정 제주공장을 세웠고, 제주 현지에서 재배한 고구마를 얇게 썰어 말린 절간(切干) 고구마로 주정을 만들어 군대에 납품했다. 납품의 이유는 사람에게 먹이기 위함이 아니라, 전쟁 말기 물자 부족으로 석유에 섞어 연료로 쓰기 위함이었다. 일제가 패망한 후 미군정이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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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조건을 묻다』(숨쉬는책공장,2015), 『세상과 은둔 사이』(오월의봄,2021), 『불처벌』(휴머니스트,2022,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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