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해피> : 튀르키예의 여성혐오 범죄, 노래를 멈추지 않는 여성.

조영준
조영준 인증된 계정 · 영화와 관련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2023/08/25
2023 EBS 국제다큐영화제 상영작 03. <내 이름은 해피>
튀르키예의 여성혐오 범죄, 노래를 멈추지 않는 여성.

EBS국제다큐영화제

01.
튀르키예의 남동지역 에르가니 마을은 아직 보수적이다. 남아선호 사상이 여전히 남아 있고, 여성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보다 사회의 요구에 맞춰진 삶을 요구받는다. 무툴루의 가족 역시 마찬가지다. 어머니는 아들을 낳겠다는 생각 하나로 6명의 딸과 2명의 아들을 낳았다. 하지만 그녀의 부모는 딸을 아들만큼 사랑했다. 다른 여성들과는 달리 자신의 딸들이 꿈을 꾸며 살아가기를 바랐고, 무툴루 역시 자신의 꿈을 이루며 살기를 바랐다. 이들 가족을 화목하게 하는 것은 노래였다. 그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음악은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다. 남동생은 기타를 연주하고 누나들은 민요를 즐겨 부르곤 했다. 지역의 노래에는 사회와 맞서 싸우고자 하는 저항 정신이 가득하고, 이를 통해 각자의 마음속에 묻혀 있는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고 믿는다.

다큐멘터리 <내 이름은 해피>는 쿠르드족 10대 소녀인 무툴루 카야와 그의 가정을 중심으로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튀르키예의 여성 혐오 범죄를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19살 어린 나이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 결승에까지 올랐던 그녀가 하루아침에 자신을 납치하려던 한 남자의 총에 맞게 된 이후 일어나는 일들이 그려진다. 두 달이 넘도로 사경을 헤매다 희박한 확률을 이겨내고 겨우 깨어났지만, 뇌를 뚫고 지나간 총알로 인해 이전의 삶으로는 결코 돌아갈 수 없게 되어버린 그녀의 삶. 좌절스럽고 힘겨운 시간이 계속되지만 무툴루는 정의를 위해 자신을 믿어주는 가족과 함께 사회를 향해 나아가고자 하고, 이 작품은 그 모습을 가만히 따르며 시대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그녀의 의지를 담아낸다. 무툴루, 그녀의 이름은 터키어로 ‘행복’을 뜻한다.

02.
“남성이 여성을 살해하는 일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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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 영화 칼럼 <넘버링 무비> 정기 연재 부산국제영화제 Press 참가 ('17, '18, '19, 22') 19'-20' 청주방송 CJB '11시엔 OST' 고정게스트 (매주 목요일, 감독 인사이드) 한겨레 교육, 창원 시청 등 영화 관련 강의 및 클래스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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