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가슴들 - 브래지어를 벗는 그날까지(3)

실컷
실컷 · 알고보면 쓸모있는 신기한 문화비평
2023/02/25
탈코르셋과 탈브라를 선언하는 여성들이 억압적인 속옷들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있다(한겨레)

변화하는 가슴들 - 페티시의 대상에서 자유로운 몸으로

여성의 가슴은 단지 신체의 일부분일 뿐이지만 여성의 상징으로 기능해왔다. 사회는 여성의 가슴을 모유 생산을 위한 신체 기관이 아닌 성적신호로 받아들인다. 여성의 가슴을 은근히 드러내는, 실루엣을 드러내는 듯한 암시형 복식은 여성에 대한 은밀함을 유지시켜 더욱더 에로티시즘을 느끼게 한다. 소극적인 여성, 정숙한 여성이 드러내는 관능이라는 남성들의 환상을 충족한다. 옷으로 수치스러운 몸을 가리며 정숙한 체 하지만 오히려 감추어진 몸의 부위에 성적인 매력과 관심을 끌며 에로티시즘을 강화한다.

여성의 가슴을 과장하는 복식도 마찬가지이다. 가슴을 은폐하면서 오히려 강조한다. ‘인체의 속박’과 ‘노출’, ‘관능화’가 동시에 충족되어 여성의 몸에 성적인 면이 극대화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여성의 가슴은 완전히 드러났을 때 성적 의미가 축소된다. 완전히 개방된 여성의 가슴은 여성을 바라보는 남성적 시각을 충족시켜주지 못한다. 1960년대 페미니스트들은 브래지어 소각 시위를 하며 가슴은 성적인 기관이 아님을 주장하며 가슴을 그대로 드러냈다. 은근히 드러난 가슴은 성적인 것이지만 완전히 드러난 가슴은 정치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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