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불 지피기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11/10
아침에 일어나 거실로 나오자 공기가 싸늘하다.  남편이 부재중이라 난로를 지피지 않은 탓이다.
그냥 지낼까 하다가 내가 지피면 되지 싶어 불을 피우기 시작했다. 좀 귀찮아서 그렇지 불 피우는 것 쯤이야  이제 나도 남편 못지않게 잘 지핀다.
우선 신문지를 대충 뭉쳐 던져넣고 그 위에 잔잔바리 나무 찌꺼기들을 얹어준다. 그 위에 가는 나뭇가지들을 올려주고 점점 굵은 나무를 켜켜이 쌓아준다. 그런 다음 맨 밑의 신문지에 불을 붙여주고 공기를 빨아주는 환풍기의 스위치를 올리고 난로문을 닫아주면 끝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건 잔잔바리 나무 뽀시래기들이다.  아무리 굵고 튼실한 나무들이 쌓여있어도 이 뽀시래기 불쏘시게들이 없으면 절대 불을 피울 수가 없다.  잔 가지들도 마찬가지다. 뽀시래기들이 타오르면 그 불길에 몸을 태울 수 있는 잔 나무들이 있어야만 비로소 굵은 진짜 장작에 불길이 옮겨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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