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신욕 예찬

펄케이
펄케이 · 경계에서 연결을 꿈꾸며 쓰는 사람
2023/02/17
20대 초반, 직장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다. 평소.아토피가 심해서 차라리 화장을 안 하는 게 나았다. 하지만 쌩얼은 예의가 없다는 주변의 말들 때문에 기초화장 위에 메이크업 베이스를 바르고 팩트를 톡톡 두들겨 발라도 얼굴은 오히려 가면을 쓴 것처럼 늘 허옇게 떠 보였다.

   그렇게 건조해진 피부로 고생하는 것을 본 교회 언니가 국화꽃차를 이용한 반신욕이 도움이 될 거라고 추천해 주었다. 그땐 혼자서 자취를 하고 있었는데 욕실이 매우 협소해서 욕조는 꿈도 꿀 수 없었다.

   간절하면 어떻게든 방법을 찾게 마련이다. 검색 끝에 방 안에서도 사용가능한 마개가 달린 고무욕조를 구입하고 혹시나 물이 새지는 않는지 테스트까지 모두 마쳤다. 바닥에 수건을 여러 장 깔아 두고 고무욕조를 그 위에 올렸다. 대략의 부피를 예상하여 따뜻한 물을 욕조에 적당량 받아두고 수건을 이용하여 욕조를 TV가 잘 보이는 곳으로 조금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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