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과 이별하기
2024/03/07
기분이 좋거나 나쁘거나 바다를 먼저 생각한다. 바닷가에서 태어나고 자란 탓도 있겠다. 어쩌면 파도를 보며 멍때리기 좋은 장소 일수도. 누군가 왜 바다야? 하고 물으면 ‘그냥’이라고 답을 했다. 다른 말로 ‘끌림’이다. 역동적인 파도를 딱 붙들고 있는 도도함과 비에 젖지 않는 온화한 바다는 그 자체로 의지할 만한 곳이다. 내가 바다를 좋아하는 이유는 밀려왔다 사라지는 모든 파도를 다 받아주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우리는 작은 파도처럼 존재한다. 아침마다 이불을 차고 일어나 힘차게 일터로 향한다. 오늘도 밀려나고 밀려들고 하면서 부서져 간다. 우리는 작은 바닷가 같은 일터를 오랫동안 머무를 수 있는 평온한 호수 같은 곳이라고 믿는다. 그러다 점차 우리는 헌신에 비해 자기의 쓸모는 오래가지 못한다고 생각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