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계절이 되어 줄게

펄케이
펄케이 · 경계에서 연결을 꿈꾸며 쓰는 사람
2023/10/12
언제부턴가 마음에 품게 된 작은 소망 하나가 있었다. 온전한 자신의 힘으로 돈을 벌게 되면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후원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 후 첫 급여를 받았는데, 88만 원 세대라고 불리던 것답게 첫 급여는 채 88만 원이 안 되었다. 

   살고 있는 방의 월세를 내고 세금을 제하는 것만으로 급여의 절반이 날아갔고, 빠듯한 생활에 컴패션의 아동 1인당 후원 금액인 월 45,000원은 매우 부담스러운 액수였다.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당장 할 수 있는 것을 먼저 하기로 했다. 대학생 때 선교단체에서 만나 간사님으로 헌신한 선배에게 월 1만 원을 후원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꾸준히 직장에서 일하며 후원할 수 있기를 바랐지만, 세상은 그리 녹록지 않았고 열심히 일하다가도 원치 않게 실업 상태가 되면 후원을 중단하고는 했다.

   안정적이지는 않았으나 꾸준히 일할 직장이 생기면서 후원을 다시 하고 싶었다. 대학원 졸업과 동시에 찾아온 학자금의 빚더미를 5년 동안 갚으면서 기본적인 생활조차도 유지할 여유가 없었다. 매번 출퇴근 교통비를 걱정해야 했고, 교회 청년부 모임에서 함께 식사하러 가자고 하는데 저녁 한 끼를 먹을 돈이 없어 배가 아프다고 핑계를 대고 집에 간 것도 여러 날이었다. 허덕이며 살았던 시기가 끝나고 마침내 학자금을 모두 갚던 날, 무겁던 어깨가 가벼워질 만큼 큰 짐을 내려놓고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새로 월급을 받았는데 나가야 할 돈이 모두 나가고 나서 최소한의 생활비를 제하고도 처음으로 10만 원이라는 돈이 남았다. 이 금액을 어디에 사용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첫 달에는 부모님께 용돈으로 보내드렸다. 두 번째 달에는 큰맘 먹고 낡은 옷들을 대체할 새 옷을 장만했다. 그리고 석 달째에는 선교훈련을 준비하던 교회 후배에게 후원금으로 몰래 찔러주었다. 너무도 신기했던 건 같은 달 말일에 생활비가 부족해 어려워하고 있을 때, 후원금으로 나누었던 금액과 정확히 똑같은 금액의 상품권에 당첨되었다는 것이다.

   생각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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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위에서 자유롭게 날아다니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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