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 ‘넷플릭스'를 세운 행운의 소년
2024/04/04
넷플릭스 리드 헤이스팅스의 여정은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를 닮았다. 하우스 오브 카드를 연출한 데이비드 핀처 감독은 현대판 파우스트일지 모르고, 오징어 게임은 현실에 펼쳐진 단테의 지옥이다. OTT는 새로운 미디어 생태계를 창조했다. 누군가에는 멋진 신세계지만 누군가에게는 실낙원인 이곳. 이 경계의 세계를 대표하는 인물, 작품, 브랜드를 16주에 걸쳐 연재하려고 한다. 매주 2편의 신작과 명작 추천은 별책부록이다. 부디 이 책이 플랫폼의 타율을 올리고, 제작사의 구종을 늘리고, 창작자의 구위를 높이는 작업이 되기를. 그리고 모든 시청자에게 시간의 자유가 함께 하기를. 뉴스레터 구독
- 프롤로그
- 아프리카 소왕국의 수학 교사
- 순수한 문제를 해결하는 혁명가
- 거인의 성으로 진격하는 전사들
- 오리지널이라는 갑옷을 입은 영웅
- 황제라는 이름으로 귀환하는 소년
- 에필로그
프롤로그
여신이여, 분노를 노래하소서. 펠레우스의 아들 아킬레우스의 파괴적인 분노는 아카이아인에게 많은 재앙을 안겨주고 많은 용감한 영혼들이 하데스로 던져졌습니다. 그들은 그리고 개들의 먹이가 되고 새들의 먹이가 되니. 제우스 신의 계획이 이리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날부로 처음으로 싸우면서 갈라지니 아트레우스의 아들, 곧 인간들의 왕과 신과 같은 아킬레우스가. -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도입부 中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 이하 ‘리드’)는 지금은 경영에서 물러난 세계 1위 OTT 기업 넷플릭스의 대표 겸 창업주다. 그는 미국 기업인으로 비디오 스트리밍 산업의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그가 세운 제국은 190개의 왕국으로 이루어져 있고, 2억 6천만 명의 시민이 살고 있으며, 매년 45조 원의 세금으로 운영된다. 변방의 소년에서 제국의 황제까지, 리드의 여정은 마치 고대 그리스 영웅의 서사시를 닮았다.
리드는 ‘규칙 없음(No rules rules)’이라는 한 권의 책을 남겼고, 그의 철학은 ‘우리의 경쟁 상대는 인간의 수면 시간이다'라는 한 마디로 압축된다. 리드는 이...
글쓰는 기획자, 스토리텔링 디렉터. 어린 시절부터 영화에 관심이 많았다. 본업인 마케팅 기획을 하면서 OTT 미디어랩 수석 디렉터로 인사이트 커뮤니티를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