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조건

김경주
김경주 · 오래 마음에 남을 이야기를 쓰고싶어요
2023/11/01


스팸 광고를 정리하다가 어떤 메일의 제목을 보고 잠깐 멈칫 하게 됐습니다.
"지금 당신은 행복한가요?"
열어보니 낯선 여행사에서 보내온 자유여행 광고 메일인 것 같은데, 휴지통으로 옮긴 후에도 이상하게 그 질문이 계속 머리 속에 남아있었어요.
난 지금 행복한가?
그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고보니 행복이 뭐지? 라는 질문이 또 고개를 드네요.
'행복'이라는 건 정확히 어떤 거지?
'행복하다'라고 말 할 수 있는 건 어떤 상태인 경우일까?
물론 딱히 스스로를 괴롭히거나 고통스러운 문제가 없고,
경제적으로나 심적으로 힘든 일이 없는 상황이라면 행복하다고 말 해도 무리가 없겠죠.
얼마 전 본 어떤 글에도 '자기 전에 누웠을 때 불안하게 떠오르는 문제가 없다면 행복한 거다'라는 문장이 있더라구요.
그 말에 저도 일면 동의 하기는 해요.
하지만, 굳이 따져 보자면 그건 행복하다기보다 평온한 상태 아닐까요?
적어도 '난 정말 행복하다'는 확신을 가지려면 별 탈 없이 그저 무난하고 평온한 일상이 아니라
매일 아침 잠에서 깼을 때 내게 펼쳐질 하루에 대한 설레임과 기대로 가득 하거나,
이 시간들이 영원할 수 있기를 바랄 정도로 더없이 만족스러운 일상이어야 하는 게 아닐까요?
신께 감사할 만큼 내 삶에 내려진 축복이 너무나 특별하고 소중하게 느껴질 때
정말 행복하다 라는 말을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그런 순간은 영원히 지속 될 수도 없고 우리가 바라는 만큼 충분히 주어지지도 않는다는 걸
어른인 우리는 이미 오래 전에 깨닫게 되었죠.
삶에는 기쁘고 충만하고 찬란한 행복의 순간보다 고통과 힘겨움과 인내의 시간들이 훨씬 더 많다는 것,
심지어 어릴땐 죽음과 동의어처럼 느껴졌던 무료하고 지루한 일상조차 삶에선 좋은 순간에 속한다는 것을요. 
어쩌면 이처럼 삶의 많은 부분이 고통과 인내로 채워져 있기에 우리는 죽는 순간까지 지치지도 않고 끊임 없이 행복을 찾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그럼에도 어쩌면 우리는 진짜 행복이 뭔지, 스스로 가장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삶이 뭔지 제대로 모르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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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사랑하고 푸른 바다를 그리워하며 다 함께 행복한 세상을 꿈꿉니다. 착하게 살아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것, 작은 선의와 실천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삶을 살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사랑과 나눔과 오래 읽혀질 좋은 글을 남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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