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되는 문(바람이 부니 살아야겠다-폴발레르)
2021/10/25
`바람이 부니 살아야 겠다.`
<해변의 묘지중> 폴발레르
<해변의 묘지중> 폴발레르
졸업작품전시회가 다가왔다.
사이트를 결정하기 위해 이곳저곳을 알아보았다. 2002년도의 열광으로 인하여 사람들은 광장을 인식하게 되었으며, 광장을 원했다. 그러함에 광화문 거리를 사이트로 결정하였다.
그때는 아직 광장이 아닌, 거리였던 그곳을 광장으로 만들기 위해 매일같이 나가게 되었다. 시청에서 자료를 구하고, 책을 사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그곳의 역사,문화등등을 배워 나갔다. 그리고 곧 후회했다.
인왕산, 북악산, 청와대, 경복궁, 정부주요청사들, 문화공간들, 그리고 대기업의 사옥들로 이루어진 첨예한 공간. 어느것 하나 만만한 것이 없었다
대학교 4학년. 진지하지만 미숙한 시기. 매일같이 그곳에 나가 돌아다녀 보았지만 할 수 있는 거라곤, 그저 걸으며 논리적 해결책 보다는 영감이 불현듯 나에게 스치길 바랄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걷다가 밤이 되면 세종문화회관 계단에 앉아 자판기 커피 한잔과 담배를 피우고 집으로 돌아왔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라는 괴로움으로 나에 대한 미움과 절망이 밀려오곤 했다. 그 공간은 너무나도 거대한 벽처럼 느껴졌다 .
그러던 어느날, 광화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