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지 못한 꿈은 밤에 뜨는 달을 닮았다

세연
세연 · 세상에 대한 소소한 생각들
2022/03/21
"여기서 내가 매일 미싱을 탔었는데"
미싱공장을 개조한 카페에서, 고모가 주저하다 말문을 트셨다. 
"네? 고모 여기서 일하셨어요?"
놀란 내가 물었다.
"그럼. 낮에 학교가고 밤에는 여기서 미싱탔었지"

판매직을 하고있는 고모의 어릴적 꿈은 선생님이었다. 고모의 집은 많이 가난했어서, 공부는 아들만 시킬수있었고 첫째 딸이었던 고모는 부모님의 뜻에 따를수밖에 없었다. 고모는 주어진 낮 공부시간에 충실했으나, 밀려오는 밤의 피로와 부담스러운 책값때문에 공부에 매진할수 없었다. 탈탈탈 돌아가는 미싱소리는 고모를 늘 심연으로 빠트렸다. 꿈도, 희망도 캄캄한 밤중처럼 어두웠다. 
근데 그런 고모의 땀과 피가 어린 공장이, 이렇게 북적대는 카페로 바뀌니 고모의 마음은 참으로 복잡했을것이다. 가게 곳곳을 수놓은 수많은 그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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