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것보다 사는 것에 매달려야 하는 이유

박진욱
박진욱 · 손 가는 대로 끄적이는 글과 속사정.
2022/03/25
   학업을 위해 멀리 떨어져 사는 자녀를 가진 부모님들은 멀리 있는 자녀가 잘 살고 있는지 아닌지를 목소리만 듣고서도 짐작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자녀가 사는 그 집에 한 번만 방문해봐도 어떻게 사는 지를 단번에 알 수 있다. 잘 지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넉넉한 용돈을 보내지만 엉뚱한 짓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 용돈은 끊어지고 집에 들어오라고 재촉하게 된다.
   작은 시골 마을에 있는 단과대학 옆에는 음식과 술을 함께 파는 일종의 pub 같은 작은 카페가 있었고, 그 카페의 건너 편에는 교회가 마주보고 있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매일 술집을 찾았지만 교회는 찾지 않는다. 식사를 하러 간다는 핑계로 카페를 들어가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식사를 마치기에 충분한 시간이 지나도 카페를 나오지 않는다. 그곳에 들어가는 학생들이 음식보다 술을 즐겨 먹는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비밀 아닌 비밀이었다. 어버이날 행사가 있는 주말에 학생들이 부모님과 함께 카페보다는 교회를 찾아갈 것이라는 생각에 매상이 떨어질 것을 염려한 카페 주인 교내 신문에 광고를 냈다. 
  "이번 주말에는 부모님과 함께 카페에서 식사하세요! 당신을 처음 온 손님처럼 전혀 모르는 척 하겠습니다." 
   카페의 광고가 나간 다음 날 이례적으로 교회에서도 학교 신문에 광고를 내보냈다. 
  "이번 주일에는 부모님과 함께 교회를 방문하세요. 당신을 매주 참석하는 잘 아는 신도처럼 대하겠습니다."

   학생들이 주말에 부모님과 함께 어느 곳으로 더 많이 갔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 한 가지는 자녀들이 술을 파는 카페보다 교회를 더 자주 가기를 바라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라는 것이다. 청년의 때에 술 마시기 위해 쓰는 시간과 힘과 열정을 바른 삶을 위해 사용한다면 많은 학생들의 인생에 커다란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다. 술을 마시는 것이 무조건 시간을 허비하거나 방탕한 행동은 아니다. 그러나 술 앞에서는 장사 없다는 말이 있듯이 지나치게 많이 마시게 되면 법 없이 살 것 같은 선비도 짐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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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나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우리 나는 오늘도 그대들의 생각이 궁금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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