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False alarm이번 글은 개인적인 이야기로 시작하겠습니다. 며칠 전 저희 첫째 아이의 반 친구가 자가진단에서 양성이 나왔습니다. 어린이집 방침에 따라 증상이 전혀 없는 저희 아이도 자가키트로 검사를 해야 했습니다.
검체를 섞은 시약을 키트에 넣은 지 5분이 채 안 되어 희미한 두 줄이 떴습니다. 혹시 몰라 한번 더 해본 검사에서도 아주 희미하나마 두 줄이 떠서 '코로나 맞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검사는 아이가 했는데 왠지 제 목이 간질간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은 대부분 쉽게 넘어간다지만 막상 결과를 받고 보니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미룰 수 없는 회사 업무와 확진을 알려야 할 사람들이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이제 6개월 된 둘째 아이 포함 가족 중에 누가 옮았는지, 혹은 옮겼는지, 일부만 걸렸으면 격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수많은 질문이 떠오릅니다.
당황도 잠시,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어린이집과 회사에 알린 후 아내와 첫째 아이부터 신속항원검사를 받을 수 있는 병원에 들렀습니다. 일단 결과는 둘 다 음성이 나왔지만 의사의 권유로 온가족이 선별진료소에서 PCR 검사를 받기로 했습니다. 결과를 기다리며 미리 사둔 해열제, 체온계, 산소포화도 측정기를 꺼내놓고 집으로 식재료를 잔뜩 배달시켜 두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받은 결과는 전원 음성(비감염)이었습니다. 진단키트에서 두번이나 '위양성'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먼저 걸렸다는 아이 반 친구도, 자가진단에서 양성이 나온 또 다른 아이도 모두 PCR 음성이 나와 하루새 총 3명이 위양성 결과를 받았습니다. 안 걸렸다는 사실에 마음을 쓸어내리긴 했지만 꼬박 하루 동안 회사/어린이집을 못 가고 법석을 떤 게 좀 억울해졌습니다. 간질거리던 목은 PCR 결과를 받자마자 멀쩡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