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뷰
ChatGPT 이전의 세계, 이후의 세계
인공지능 시대에 더욱 빛을 발할 인문학적 가치
2023/02/07
By 데이비드 브룩스 (David Brooks)
지난 여름, 콜로라도 주 박람회에서 인공지능이 만든 작품이 우승했다. 그 작품은 오페라 무대 뒤에서 바라본 풍경을 그린 것처럼 보인다. ‘반지의 제왕’에서나 볼 법한 스타일의 환상적인 궁전에서 공연하는 오페라 가수 세 명의 뒷모습과 그들 너머로 관객인지 아닌지 모를 희미한 형태가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장면이다.
그 예술 작품은 언뜻 보면 멋있지만, 금세 생명력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L. M. 사카사스는 기술과 문화에 대해 쓴 뉴스레터에서 "이미지에 집중해 다시 그 작품을 바라보았지만 깊게 감상할 수 없었다. 그림을 자세히 바라볼수록 이미지에 대한 경험이 깊어지기는 고사하고 그 반대가 되는 것 같았다.”
이는 우리 중 다수가 인공지능이 만든 예술이나 글에서 느끼는 점과 같다. 인공지능의 작품은 단조롭고 모호한 구석이 있으며 인본주의적 핵심이 빠져있다. 인간의 열정, 고통, 갈망, 그리고 개인적 삶의 경험이 빠져있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의 상상력과 통찰력, 인간의 창의력으로 만들어진, 여느 심오한 작품들에 깔려 있는 불안과 기쁨 같은 감정들로 만들어진 작품이 아니다.
이 점이 다가오는 인공지능 시대의 핵심을 보여준다. 인공지능이 우리가 정신을 써서 처리하는 일에 도움을 주는 동시에 인간만이 갖고 있는 재능과 기술은 반으로 줄어들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것이 드러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인간이 어떤 존재이고 우리가 무엇을 세상에 줄 수 있을지도 함께 알 수 있게 될 테니까.
매우 시의적절하며 훌륭한 통찰이 담겨 있는 글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