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무속은 왜 '무교(巫敎)'가 되지 못했을까?

steinsein
steinsein · 종교학 공부인과 연구인을 방황하는 자
2024/09/19
한국의 전통 신앙 체계로 여겨지는 한국 샤머니즘을 지칭하는 용어로 '무속(巫俗)'과 '무교(巫敎)'가 있지만, '무속'이 더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종교'라는 개념에 비추어 볼 때, '무교'가 적절하지 않게 여겨지는 측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무속'은 '무당의 풍속' 또는 '샤먼의 관습'을 의미하는 반면, '무교'는 '무당의 가르침' 또는 '샤머니즘 종교'를 뜻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집니다.
https://www.unipres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787
 
'무속'이라는 명칭은 생각보다 오래된 것은 아닙니다. 조선 시대 기록에서는 '무속'이라는 표현을 찾아 볼 수 없습니다. '무풍(巫風)', '무격(巫覡)' 등으로 불렸습니다. 지금의 '무속'과는 함의도 달랐습니다. 종교라는 맥락에서 생각된 것이기보다는 음사(잘못된 의례)로 무지한 백성들의 퇴폐적 습속 같은 것으로 취급되었습니다.

영조실록에서 이런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여염(閭閻)에 무속(巫俗)이 날로 성하니, 풍속이 무너지고 어지러워지는 것과 재산의 손실이 여기에서 말미암지 않는다고 기필할 수가 없습니다. 청컨대 한성부(漢城府)로 하여금 무녀(巫女)로서 성중(城中)에 있는 자를 조사해 내어 모조리 성 밖으로 내쫓도록 하소서."(홍용조가 세자에게 한 말, 숙종 46년 1월 25일 임진 2번째기사)

번역문에는 '무속'으로 되어 있지만, 원문에는 '巫風'으로 쓰여있습니다.
https://sillok.history.go.kr/id/ksa_14601025_002
무속은 19세기 말, 선교사에 의해서 한국인의 '종교적 활동'으로 포착되었습니다('종교'로 여겨지지는 않았습니다. cf. "초기 한국 선교사들은 무속신앙을 어떻게 봤을까?"). 좋은 의미에서는 아니었죠. 미신이나 악한 귀신에 대한 숭배로 여겨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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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모색하는 공부인입니다. 종교보다 종교적 인간, 종교문화, 미신 등 인간의 종교적 특성을 볼 수 있는 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비종교 현상에서 종교적 특성을 읽어내기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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