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어놓고 말해보자면] 너희는 도대체 누구를 어떻게 '대표'하고자 하는가?

 류호정, 장혜영 등에 이어 박지현조차도 제3지대 운운하며 민주당이 아닌 신당 창당 혹은 참여를 시사했다. 도대체 누가 이들에게 이런 이상한 관념을 심어주고 있는 것일까. 최근에 내 주장에 관심없으니 초치지나 말라는 항의(?)를 받은 적이 있어 이 글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언급하지 않으려 한다. 이 글의 문제제기는 제목과 같다. "도대체 이들이 누구를 '대표'하려고 하는가?" 나는 이들이 누구를 대표하겠다는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편의상 '세 번째 권력'의 주장들을 논거로 삼아 주장을 펼치지만, 여기에는 박지현 또한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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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권에서 양당제를 비판하며 제3지대를 건설하겠다는 주장들이 봇물 터지듯이 나오고 있다. 처음에는 이러한 흐름들이 일종의 전략전술적인 차원에서 행해지는 것이 아닐까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기존의 좌파 세력들이 수십년에 걸쳐 만들어놓은 기반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격분하게 되었다. 내가 가장 분노하는 지점은 "정체성"의 문제이다. 특정한 정치세력이 특정한 집단을 '대표'하고 그들의 관점에서 "보편성"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특정 집단, 예컨대 계급, 의 관점에서 세계를 해석할 틀이 있어야 한다. 레닌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걸작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부분이 바로 이 문제이다.

1. 집단적 주체로서의 계급의 형성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맑스주의적인 정당과 전국적인 규모의 언론매체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레닌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현실의 개별적인 노동자와 추상적인 계급적 주체로서의 '프롤레타리아트' 간의 괴리를 어떻게 메울 수 있는가 하는 점이었다. 현실의 개별적인 노동자들의 내면에는 부르주아적 편견을 비롯해 온갖 사조들이 뒤섞여 존재할 뿐만 아니라 정치적, 사회적 운동 속에서의 '역사적인 체험'도 포함되어 있다. '계급'이라는 추상적인 '집단적 주체'를 형성하는 과정은 그러한 잡다한 사조와 정체성으로 구성된 노동자의 경험세계에서 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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