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권
백승권 인증된 계정 · Writer & Copywriter
2023/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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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분 동안 음속의 25배로 날아가는 거죠.


달에 기지를 세우고
화성에 도시를 건설할 수 있어요.


마음속 어딘가 일이 잘못될 수도 있다는
극복할 수 없고 설명할 수 없는 두려움이
계속해서 자리 잡고 있죠

우주를 늘 의심했다. 하늘의 천장을 뒤덮는 구름만 보면 전신을 떨면서도 (우주를) 완전한 수용의 영역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수없이 쏟아지는 (진짜라고 주장하는) 증거자료들 사이에서 확신을 얻지 못했다. 확신과 의심 사이에서 오래 머물렀던 건 이런 믿음의 기울기가 일상에 큰 불편함을 초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주가 대화의 소재가 되는 일은 매우 드물었다. 수많은 영화들의 시공간적 배경이 우주일 때도 감독과 배우로 가려질 뿐 우주는 (역설적이게도) 존재감이 없었다. 모두를 먼지로 둔갑시키는 상식을 초월하는 스케일에도 불구하고 우주는 늘 앉을 자리가 없었다. 미국 항공 우주국(NASA)은 우주의 홍보담당자이자 보좌관 역할을 하고 있었다. 나사는 인간의 조직이었고 우주는 인간 이전의 시공간이었으나 사람들은 나사를 기준으로 우주를 보고 있었다. 나사의 우주가 인류의 우주였고 지구의 우주였으며 영화의 우주였고 나의 우주이기도 했다. 나사는 일을 했고 우주는 우주의 삶을 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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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ywriter. Author. 『저항 금기 해방-여성영화에 대하여』, 『너의 시체라도 발견했으면 좋겠어』, 『도로시 사전』, 『광고회사를 떠나며』, 『저녁이 없는 삶』 등을 썼다.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 sk027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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