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능욕 세상에 알려도 쉽게 변하지는 않겠지 📨

alookso 임유나
반디(필명), 교사라는 직업을 아끼듯 학생을 사랑하는 30대 교사. 📝 저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입니다. 그리고 가해자의 선생님입니다.


지난 1월, KBS 9시 뉴스를 통해 제자에게 지인능욕(능욕성범죄)을 당한 교사의 피해 사례가 세상에 알려졌다. 15분남짓의 보도 영상은 최근 몇년간 꾸준히 이슈가 되었던 능욕성범죄의 문제와 심각성을 다시 한번 일깨웠다.

실시간으로 뉴스를 보면서 많이 떨렸다. 내가 겪은 피해 사실이 많은 사람에게 알려진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았다. 익명이었지만,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까 걱정되었다. 뉴스 보도로 능욕성범죄의 심각성이 많이 알려지기를 바라면서도, 한편으로는 또 다시 겪게 될수도 있는 2차 피해가 두려웠다. 

사람들은 과연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일까. 혼자 그냥 속으로 삭이는것이 나았을까. 괜히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것은 아닐까. 여러 생각 속에서 보도 영상을 몇번이고 돌려보며 밤을 지샜다.

사실 뉴스 보도 전날, 또 다시 트위터에 나를 능욕하는 게시글이 올라왔었다.

한동안 올라오지 않아 이제는 괜찮을까 생각했었지만, 역시나 안일했다.

이번에는 교직원 화장실 불법 촬영 사진까지 준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가슴이 철렁했다.

이건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학교 측에 사실을 알렸고, 교육청관계자와 학교전담경찰관이 학교로와 화장실 불법카메라점검을 했다. 다행히 특이사항은 없었지만, 이미 방학을 한 뒤였기에 그 전에 정말 불법카메라를 설치했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아무리 해결하고 극복하려해도 내 상황은 챗바퀴를 돌듯 계속 제자리 걸음 중인 것만 같았다. 제발, 벗어나고 싶었다. 뉴스 보도가 그 희망이 되길 바라면서.

뉴스가 보도되고 다음날, 경찰청과 교육청 관계자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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