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고등학교 서울대 동문회 터뜨린 썰

장파덕 · 20대 청년 법조인
2024/01/21
 
 2015년에 대학에 입학했다. 1학년 때는 교양 수업 위주로 수업을 들었다. 한창 '페미니즘 리부트'가 시작되던 시기였고, 비판을 하든 옹호를 하든 최소한의 지식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2학기에 여성학협동전공에서 개설한 <섹슈얼리티와 성평등>이라는 교양수업을 수강했다. 숏컷을 한 30대 후반의 박사님께서 수업을 하셨는데, 지금으로서는 비판할 만한 지점도 있겠지만 그 당시로서는 나름대로 최신의 페미니즘 이론들을 접할 수 있었다. 보수적인 지역의 남고를 졸업한 내게 상당히 큰 지적 자극을 주었다. 다양한 생각을 가진 학생들이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민감한 주제로 토론했던 모습이 떠오른다.

 아무튼, 그 당시 그런 수업을 들은 덕분에 정말 최소한의 성인지 감수성을 갖출 수 있었다. 내가 평소에 하는 모든 말에 한점 부끄럼이 없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이런 말을 하면 문제가 될 수도 있겠구나'라는 정도의 마인드셋을 갖춘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2015년에는 지방 일반고인 우리학교에서 재수생을 포함하여 무려 4명이나 서울대에 진학시켰다. 선생님들이 의욕적으로 서울대생 인재(?)들의 네트워킹에 힘을 써 주셨고, 덕분에 'S고등학교 서울대 동문회' 카톡방에 초대되었다. 당시 20살 15학번부터 거의 아버지뻘인 선배님들까지 한 30여 명 정도가 단톡방에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S고등학교와 서울대를 졸업한 선배들의 주관으로, 까마득한 15학번 후배들을 불러서 밥도 사주고, 술도 사주는 그런 행사들이 예정되어 있었다. 아무튼 중년 남성들로 가득한 단톡방에 초대가 되었고, 숫기 없는 20살 새내기들은 일단 선배님들께 인사부터 박고 선배들이 우리를 불러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단톡방을 눈팅해 보니, 선배들은 서로 골프도 자주 치고 종종 만나면서 꽤나 친한 모습이었다. 그래서 선배들은 20살 새내기들의 존재를 그리 의식하지 않고 편하게 대화를 주고받았다. 때론 과도하게 편했는지 야동사이트 링크를 단톡방에 서로 공유하곤 했다. 특히나 톡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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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인 삶, 인간다운 삶에 관심이 있습니다. 정치학과 법학을 전공하였습니다. 세상을 조금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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