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나에게 쓰는 편지

조융한 삶 · 읽고 쓰는 삶, 걷고 적는 삶.
2021/10/28
생일 축하한다
서른 번째 생일을 맞이해 특별히 너에게 편지를 쓴다
2010년대의 너는 아무도 너의 생일을 외우고 있지 않다는 사실에 불평하며
우울과 불만 속에서 피상적인 인간관계에 대해 분개하고 있겠지
너가 먼저 남들의 생일을 외우고 챙겨줄 생각은 하지도 않고 
유아적이고 이기적인 발상에 매몰돼 무기력하게 방에 쳐박혀 있겠지
너는 아니라고 생각하겠지만
너의 삶은 축복이다
전쟁이 없는 시대, 충분히 안전한 공간에서 태어나
평범한 부모님, 평범한 가정, 평범한 학교 생활을 거쳐
평범한 대학생, 평범한 성인이 되었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이고 대단한 자산인 줄 결코 모르겠지
너는 우울하고 자존감도 낮은 열등감·자격지심 덩어리다
키도 작고 까맣고 피부도 안좋고 못생겼고 돈도 없고 성격도 나쁘다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고 삶에 감사할 줄 모르며 전혀 행복하지도 않다
믿든 말든 나는 지금 행복하다
삶에 활력이 넘치고 육체적으로 건강하고 정신적으로 평온하다
물론 물질·경제력 등의 외적 조건에서 완전하게 벗어날 수는 없겠지
그럼에도 지금 너의 시점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인 얘기들을 전해주겠다
삶에 감사해라 
자신을 사랑해라 
행복은 선택이다 
좋아하는 일을 해라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
따위의 식상하고 당장 도움도 안되는
특히 너의 시각에서 불가능한 얘기는 제외하겠다
믿고 따라한다면 분명히 도움이 되겠지만 
하기 싫다면 굳이 강요하지 않겠다 
그럼 그냥 계속 그렇게 살면 된다
1. 운동, 친절함과 여유로움은 체력에서 나온다
너가 부러워하는 친절하고 여유있는 그 친구들은 다들 건강하다
김종국같은 몸짱이 되라는 게 아니라 체력을 기르라는 뜻이다
심폐 지구력, 유산소 운동을 해라 
체력부터 길러라
달리기를 하든 농구를 하든 
매일 몸을 움직여라 
2. 음식, 생각하고 먹어라
저질칼로리 저질튀김 저질설탕범벅 
괜히 이름이 정크 푸드가 아니다
고급 자동차에 싸구려 기름을 넣으면 어떻게 될까
너의 소중한 몸을 저질 연료로 채우지 마라
하물며 너는 고급도 아니고 자동차도 아니다 
연료에 훨씬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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