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진 · 사회심리학 이론을 덕질하고 있습니다.
2023/01/30
호랑이 담배 피...지는 않고 상모를 돌리던 그 시절에는, 여의도에 공원 대신 널찍한 광장이 있었습니다. (주민등록번호 앞자리가 8 이하로 시작하시는 얼룩커님들은 아마 하실 말씀이 많으실 수도 있겠습니다.) 주말마다 그곳은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과 연날리기를 하는 사람들, 솜사탕을 사고파는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그런데 제 기억에 유독 뚜렷하게 남아있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허름한 옷차림의 나이 많은 아주머니가 몸을 움츠린 채 벤치에 앉아서, 검은 비닐봉투에서 곡물을 꺼내어 광장 바닥에 쫙 뿌려놓으면, 온 사방에서 셀 수 없이 많은 비둘기들이 날아와서 맹렬하게 그것을 쪼아먹고 사라지곤 했습니다.
출처 울산매일.

요즘은 비둘기 모이 주는 아주머니들을 보기 힘들어졌습니다. (물론 지자체 공무원들이 모이주기 금지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대신, 그 시절에는 없었던 캣맘들이 흔히 보일 뿐입니다. 이 지점에서 저는 편의상 '비둘기맘' 이라는 용어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흔히 보이는 캣맘들의 고양이 사랑하는 마음과 그때 그분들의 비둘기 사랑하는 마음이 다르다고는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양쪽 다 생명 존중이라는 동기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제가 캣맘들과 그분들을 겹쳐 본다고 하더라도 큰 이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둘기맘과 캣맘, 겹칠지언정 먼저 차이점부터 보겠습니다. 제가 제일 먼저 느낀 포인트는, 이들을 비난하거나 문제삼는 것이 사회적으로 어떤 '도덕적인 의미의 신호' 를 주느냐입니다. 비둘기맘을 비난하는 것은 도덕적인 흠결이 되지 않으며, 특히나 비둘기는 생태계를 위협하기도 하고 유해동물인 데다 분변으로 환경을 망치기도 하므로 명분까지도 실릴 수 있습니다. 반면 캣맘을 비난하는 것은 도덕적인 흠결이 됩니다. 물론 고양이도 생태계를 위협하기는 하나 (본문 동영상 참조) 기본적으로 인간은 고양이를 보듬어야 한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따라서 캣맘의 편을 들게 되면 도덕적 우위를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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