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여학생들이 착실하게 공부하는 동안에 밤새 퍼질러 앉아서 게임이나 하는 것들.
또래 여학생들은 자격증 준비를 하는데도 맨날 공 차고 술이나 마시며 노는 것들.
또래 여학생들은 또랑또랑한 시민인데 자기들은 인터넷에서 불평불만만 늘어놓는 것들.
20대 여자들의 불만은 양보해서는 안 될 것들. 20대 남자들의 불만은 참고 넘어가야 할 것들.
20대 여자들이 바라는 것은 그들에게 필요한 것들. 20대 남자들이 바라는 것은 그들이 욕망하는 것들.
"왜, 사실이잖아?" 하고 반문하기 전에, 이대남과 이준석을 논의하려는 사람들이 이 진술들이 갖는 의미를 지금껏 제대로 살피지 않았던 것은 아닌지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20대 남성들의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해, 젠더 갈등을 편의상 다음의 가상의 가족 도식으로 살펴볼 수 있을 것입니다: 86세대-기성세대-부모님-민주진영-운동권으로 묶이는 한 축이 있고, 이대녀-신세대-딸-진보진영-사회운동으로 묶이는 한 축이 있으며, 이대남-신세대-아들-상식-성실한 소시민으로 묶이는 한 축이 있습니다. 그리고 부모님은 아들보다 딸을 향해서 더 큰 애정과 기대를 공공연히 드러냅니다. 아들은 묵묵히 자신의 책임을 다하다 보면 언젠가 보답받으리라 믿으며 견디지만, 시간이 흘러도 그 책임이 부모님께 인정받지 못하는 가운데, 부모님의 눈짓과 몸짓으로부터 저 한 마디 한 마디가 날아들어와 마음 속에 켜켜이 쌓입니다.
이대남들이 겪는 젠더 전쟁의 '사라예보 사건' 은 의외로 강남역이 아니라 한 기관의 여론조사 발표였습니다. (뒤집어 말하면, 이대녀들이 강남역을 계기로 전쟁을 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대남들은 이때까지 그걸 전쟁으로 느끼지도 않고 있었습니다.) 20대 남성들의 문재인 정부 지지율이 다른 세대, 다른 성별에 비해서 의미 있게 감소했다는 뉴스였습니다. 그리고 민주당계 두 정치인의 입이 뭇 이대남들의 마음을 후벼팠습니다. 놀랍게도 그 원문에서 젠더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지만, 화자와 청자 모두 남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이대남들을 발끈하게 만들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