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운 노년생활] 죽음, 시뮬레이션을 돌려보자
2024/06/11
- 영화 <딕 존슨 이즈 데드>가 상상하는 인생의 다양한 마지막
* 영화의 주요 내용이 담겨 있을 수 있습니다.
죽음을 준비하는 다양한 상황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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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준비하는 다양한 상황 설정
나의 죽음이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보고 준비한 적이 있는가? 물론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 여행 준비를 하듯 유쾌하거나 설레는 것도 아니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도 막막할 것이다. 하지만 가까운 지인의 갑작스런 죽음을 한 두 번 겪고 나면, 가끔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준비를 해두었다면 좋았을 텐데.’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딕 존슨 이즈 데드(Dick Johnson is dead)>는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인 딸이 자신의 아버지에게 여러 상황을 제시하여 죽음을 미리 경험해보게 하고 이를 카메라에 담은 내용이다. 감독의 어머니는 알츠하이머를 앓다가 7년 전 세상을 떠났고 정신과 의사로 일하다가 은퇴하게 된 아버지는 경증 치매를 앓으며 일상을 살고 있다. 이 영화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카메라의 담는 여느 다큐멘터리와는 달리, 다양한 설정 투성이다. 아버지가 걸어가다가 넘어져 죽는다거나, 집 계단에서 떨어져 죽게 되는 상황을 아버지와 대역배우의 연기를 통해 연출해 내고, 아버지가 천국에 있다는 설정 하에 세트를 제작해 인위적인 촬영을 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모두 아버지가 죽음을 미리 경험해 볼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가공한 설정과 실제 생활이 교차하여 벌어지는 이 작품만의 특성 때문에 영화에서는 색다른 입체감이 느껴지고 신선함을 준다. 하지만 죽음에 대해 고찰해 보려고 영화를 찾아본 관객의 입장에서는 약간 혼란을 느낄 수도 있다. 실제 아버지가 죽는 장면이 나왔다가 다시 살아난 아버지를 보니 그것이 연출이었음을 깨닫고, 이것이 극영화인지 다큐...
문화, 육아, 교육 분야의 잡지에서 기자로 일했다.
결혼 후 힘든 육아와 부모의 질병을 겪으며 돌봄과 나이듦에 관심 갖고 사회복지를 공부한다. 저서는 친정 엄마의 10년 투병에 관한 이야기이며 본명과 함께 다정한 나이듦을 뜻하는 '다나'를 필명으로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