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교는 어떻게 다신교로 변질되었나 1.

유용선 (兪勇善)
유용선 (兪勇善) · 일상의 구슬을 꿰어 인생을 이어나감.
2024/04/19
― 신격화되기 이전의 예수



그리스도 예수와 같은 시기에 살았던 세례자 요한은 매우 금욕적인 도덕 선생이었다. 엘리야를 연상케 하는 차림새에 민중과 물리적으로 격리된 생활. 따라서 요한과 그의 제자단에게 민중이 취한 태도는 참여라기보다는 동조였다. 세례자 요한은 사두개파처럼 야비하거나 바리사이파처럼 위선적이진 않았지만 민중 입장에서는 함께하기에는 버거운 지도자였다. 예수는 훗날 민중 속으로 깊이 들어감으로써 요한의 벽을 무너뜨린다.
   
역사적 예수와 신화적 예수의 중간지대에는 윤색된 예수가 있다. 마태는 예수의 아버지는 다윗의 혈통이라 말하고, 루가는 예수의 어머니가 아론의 자손이라고 말한다. 전기문을 쓰는 이들의 가치관에는 예수가 왕의 혈통이자 제사장 혈통이란 ‘자격’이 중요했고, 이 점은 훗날 고스란히 그리스도교의 한계로 작용한다. 엘리아의 환생이라는 세례자 요한은 제사장의 혈통이었으므로, 루가는 이 점을 이용해 요한과 예수를 모계 친척으로 설정했다. 예수는 공생활 직전에 세례자 요한에게 제 발로 가서 물로 세례를 받았다. 이는 둘이 사제지간이었거나 율법을 논하던 막역한 사이였음을 뜻한다. 역사적 예수를 언급할 때는 요한과의 관계가 항상 첫 장면을 차지한다. 
   
예수의 성장기 정보는 지나치리만큼 알려진 게 없다. 열두 살 무렵 예루살렘 성전에서 율법학자들과 토론을 벌인 일화(루가 2:41-52) 하나뿐이다. 이 일화가 사실에 근거한 것이라면 사춘기 예수의 면모가 조금이나마 드러나 있는 셈이다. 어른, 그것도 율법 권위자들 앞에서 그들 가르침에 고분고분 수긍하기보다 자기 의견을 펼쳐가며 따졌다는 뜻이니까.
   
그의 청년기 정보는 아예 없다. 예수가 군중의 눈에 띄었을 때, 그는 이미 30대 초반 또는 중반이었다. 하지만 당시 사람들에게 30대 연령은 장년이지 청년이 아니다. 그렇다면 청년기의 예수는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냈을까. 세포리스 요새 건축에 참여했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 인도에 다녀와서 불교에 대한 지식이 있었을 거란 의견도 있다. 한 가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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