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신랑 소환

루시아
루시아 · 전자책 <나를 살게 하는> 출간
2024/02/20
이미지 출처. pinterest

이미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나는 우렁각시랑 산다. 
아! 성별에 맞춰 불러줘야 하니 우렁신랑이라 해야 하나? 
저녁도 차려주고 간식도 만들어주는 우렁신랑은 저녁을 다 먹고는, 우렁은 안 들어간 된장을 끓였다. 거기까지면 딱 좋았을 텐데 어머님께서 직접 수확하신 내 팔뚝만 한 고구마를 가져다 껍질을 까고 기다랗게 잘라 휴게소에서 팔 것 같은 고구마튀김까지 했다. 된장찌개는 그렇다 쳐도 저렇게 번외로 자꾸만 뭘 만들면 내가 무척 미안해지는데 이를 어쩐다. 

나는 설거지 담당이다. (식기세척기가 있긴 하지만 애벌 세척이 필요할 뿐 아니라, 세제를 넣으면 식기 전용 린스도 넣어야 그릇에 광택이 나는데 그건 또 못마땅해 주로 살균, 건조 용도로 쓰이고 있는 중이다.)
결혼하고 열심히 반찬이며 요리를 해 왔지만 장장 한 시간 넘게 요리한 것을 먹는 건 5분 만에 먹어버리는 서 씨들 때문에 무척 허무하고 허탈했더랬다. 잘 먹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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