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과 자연과학은 어떻게 만나야 할까 - 소통/융합/통섭

말랑파워
말랑파워 · 나는야 용소야 나만의 길을 가련다
2024/02/21
인문학과 자연과학은 어떻게 만나야 할까 - 소통/융합/통섭
인문학과 자연과학은 어떻게 만나야 할까 - 소통/융합/통섭

인문학자와 자연과학자가 함께 대답할 ‘거창하고 뻔뻔스러운 질문’은 무엇일까? 물리학자들이 쓰는 ‘문장’을 좋아한다. 가끔은 책을 읽다 꽤 크게 웃기도 한다. 그들의 책에는 “우리는 평평한 우주에 살고 있다.”라거나, “우주에 존재하는 힘은 네 종류밖에 없다” 하는 식의 단호한 말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이렇게 베어낸 듯한 문장으로 책을 채울 수 있는 인문학자들은 거의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피와 살로 만들어진 티끌 같은 인간 주제에 광막한 우주를 손바닥 들여다보듯 말할 수 있다는 대담함만으로도 나는 물리학자들을 존경한다. 

그렇다면 인문학자들은 언제쯤 문장의 단호함을 잃었던 것일까? 조사(祖師)들, 혹은 스승의 스승들은 저런 식으로 말하곤 했다. 맹자라든가, 데카르트라든가, 나가르주나라든가, 마르크스라든가 하는 이들은 자신의 앎을 말하는 데 있어 추호도 에두름이 없었다. 출판 편집자로서 나는 그런 이들의 문장들을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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