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 레코드 자켓; 요즘은 왜 그리도 자켓 디자인이 불만족스러운가

이영록
이영록 · Dilettante in life
2023/03/25
  오래 클래식을 들어 온 애청자로서, 요즘 나오는 (메이저 회사들의) 레코드들은 참 디자인이 그저 그렇다.
 
Deutsche Gramophon 홈페이지
  안드리스 넬손스는 요즘 제일 잘 나가는 지휘자 중 한 명인데 이 정도임.

  젊은 세대에서 근래 제일 'hot'한 사람은 단연 클라우스 매켈래(발음이 정확히 뭔가는 그의 여자친구만 알지도)다. 그런데...
Decca Records 홈페이지
  자연스러운 채광에서 정말 색이 이렇게 보이는지는 모르겠는데, 암튼 눈밖에 기억에 안 남는다. (ㅅㅂ  이 정도면 나래도 GIMP 깐 컴퓨터에서 만들겠다...)

  반면 이전의 LP 디자인을 보면 참 예쁜 것이 많다.  심지어 아래 LP를 만든 미국 Capitol은 클래식 시장에서 당시 '메이저급'도 아니었다. 
eBay. '잡티'는 필자가 수정
  무려 발매 후 67년 지난 넘 되시겠다...

  유명 스튜디오를 동원한 경우도 있는데, 단순하면서도 typography가 매우 볼 만하다.  발매가 1958년.
제작; Alelier Cassandre, Paris

  사진을 쓴 경우에도 연주자만 떨렁 나와 있는 요즘 것하곤 질이 다르다.
 
필자 촬영

  DG의 유명한 CD 재발매 시리즈 'The Originals'의 커버가 인상적으로 보이는 이유가 당시 커버를 '살짝 조작해' 사용하기 때문이다.
DG 홈페이지
  한 동안 근래 CD 디자인에 좌절하다가 이유가 뭔지 궁금했는데, 우선 찾아본 것이 초창기 LP의 가격이었다.  아래 표는 1959년의 빌보드가 출처. 
1959; Billboard. '권장 가격'
  스테레오 레코드가 시장에 막 나왔던 시절이라 소비자들이 스테레오 재생 장치가 없는 수도 많아서(그리고 상당히 비싸게 팔렸다), 같은 녹음을 모노랄과 스테레오 둘로 다 발매하던 시절이다.  대략 퉁쳐서 낱장 LP가 모노랄은 4 아니면 5$, 스테레오는 5,6$ 정도의 가격이 붙어 있다.
  물론 이 가격이 당시 사람들에게 갖는 가치는 총소득과 비교해야 한다. 
Wikipedia Commons

  미국의 1960년 인당 GDP는 3000$ 정도에 불과하다!  2021년 기준 62000$에 가깝다는 것을 감안하면, LP 한 장 가격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현재 가격에 20배 이상 뻥튀기해야 느낌이 비슷하다는 얘기다; 즉 스테레오 LP 한 장이 100~120$에 맞먹었다는 말.


  반면 위에서 소개한 넬손스의 R.Strauss 음반은 CD 7장 박스인데, 팔리는 가격이...
DG homepage; shop
                                                                   33.99 Euro ≒ 48,000 KRW

  그러니 음반사 입장에서는 CD 7장 분량 음악을 녹음해서 파는데도 - 이전이면 LP 10장은 나왔을 분량 - LP 1장 가격의 절반도 못 받고 있는 셈이다.
https://orbi.kr/00031792520

  이 문제를 깨달은 후 걍 닥치고 있기로 했음.  음반사님하 좋은 음반 내 주시기만 하셔요 디자인따위 신경쓰지 않겠습니다 굽신굽신........ (ㅇㅇ)

  漁夫

  ps. 사실 문제가 이뿐만은 아니고 음반사들의 역사적 문제도 있는데.... 그건 나중에.
  ps. 2. 다 쓰고 나서야 기억이 났는데 어쩌면 AI를 동원해 자켓을 개선할 수도 있겠다 싶었으나...
    * 상업적 사용이 가능한지 불분명
    * 더 이상 그런 아이디어 낼 정도로 젊은 사람이 근무하는 업계가 아님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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漁夫란 nick을 오래 써 온 듣보잡입니다. 직업은 공돌이지만, 인터넷에 적는 글은 직업 얘기가 거의 없고, 그러기도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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