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게 지워지는 모든 말들은 지워져야 한다

김지양
김지양 · 플러스사이즈모델, 66100대표
2023/03/04
여성의 몸으로 산다는 것
여성으로의 삶이 무엇이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성적 대상화와 추행에 노출된 것, 온갖 말들로 둘러싸여 살아가는 것이 여성의 몸으로 산다는 것의 불편함이자 단점이다. 그렇다면 이를 시각화해서 보여주면 어떨까? 했던 것이 2018년 성평등 확산 프로젝트 ‘문화예술이 젠더를 말하다’에서 선보인 '몸에 지우다' 퍼포먼스 아이디어의 시작이었다.

여성의 몸에 지워지는 사회적 압박과 폭력적인 말들을 수집하다
몸을 도화지 삼아 퍼포먼스를 하기로 마음먹고 '문화예술이 젠더를 말하다' 참여 작가들에게 이제는 사용하지 않는 립스틱을 기부받았다. 그러고는 살이 드러나는 짧은 크롭탑과 반바지를 입고 행인들에게 여성의 몸에 지워지는 불편한 말들을 립스틱으로 몸에 하나씩 적어주기를 요청했다.
시민들은 나의 등과 팔다리에 립스틱으로 "나보다 몸무게 더 나가겠다" "화장 좀 해" “여자는 화장이 예의지” "어휴 저 화장빨" “여자가 배가 가슴보다 더 나왔냐” “살쪘어?” "왜 이렇게 말랐어" “털 좀 밀어” 등 문구를 썼다. 재미있는 것은 화장하라는 말들과 화장을 너무 했을 때의 비난을 동시에 받고 있다는 것이었다. 체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살이 쪘어도, 빠졌어도, 화장해도, 하지 않아도 여성의 몸은 부정적인 말들에게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여성의 몸에 지워진 부정적인 말들을 지워내다
그렇게 일정 시간 동안 억압적이고 부정적인 말들을 몸에 빼곡히 적은 후에는 리무버를 가지고 몸에 쓰인 말들을 지워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지워지더라도 흔적으로 남아 문구를 그대로 읽을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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