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관점
해도 거의 들지 않는 밀림 속에 그는 있었다.
가부좌를 틀거나 하지도 않고 거대한 나무의 솟아난 뿌리 위에 걸터앉아 덜렁덜렁 다리를 흔들다가 나를 보자 씨익 웃으며 가볍게 손을 한 번 들어보였다.
아무것도 입지 않은 몸은 말랐으나 해가 안 들어서인지 피부는 맑았고 허리까지 내려온 머리는 연한 나무 줄기로 질끈 동여맨 모습이 보기 좋았다. 나이를 알 수 없는 모습이었다.
그의 옆에 이르자 나는 밀림 속을 헤메느라 흠뻑 젖어 살에 달라붙은 옷을 벗었다. 축축하기도 했고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았다.
"왜 벗니?"
그의 말투가 3년 전과 달라져 있었다.
"덥고 불편해서요."
그는 고개를 두어 번 끄덕였다.
"왜 왔어?"
"살아 계시나 궁금해서요..."
그는 여전히 다리를 덜렁거리며 고개를 들어 무성한 나뭇잎들 사이로 부서져 들어오는 빛조각들을 올려다보았다.
"그게 무슨 상관이니?"
그 때 우리 사이에 나타난 금빛 구렁이 한 마리가 잠시 멈칫하더니 흔들리는 그의 발등을 타고 올라 천천히 다리부터 휘감으며 몸을 마치 답사하듯 돌고 또 돌았다.
"시원하다!"
그는 자신의 몸을 휘감은 채 어깨에 턱을 괴고 같은 방향을 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