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열의 정치에서 사회안전망을 위한 준비로: 이 질문에 사회가 응답하게 하라

진구
진구 · 허리아픈 성소수자
2021/09/30
"우리 사회의 약자는 누구일까요?"

이 질문에 대답하고 싶은 두가지 응답이 떠오르는데요 일단 한가지 논점을 중심으로 글을 쓰겠습니다.

저는 성소수자입니다.
이성애 결혼을 한 핵가족을 중심으로 설계된 한국사회에서 저는 제대로 된 "구성원"이 아닙니다. 공적 영역에서는 주택청약을 포함한 신혼부부를 위한 사회복지제도나 회사의 경조사지원금에서 저는 자연스럽게 탈락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아가기로 결정해도 친구들, 존경하는 사람들로부터 축복받으며 결혼생활을 시작할 가능성이 별로 없습니다. 파트너가 아파도 보호자가 되지 못하고 유산 상속 등의 문제에서도 애매한 위치에 처하게 됩니다. 성소수자로서 잊을만 하면 친구들의 부고를 듣게 됩니다. 물론 사람은 누구나 죽지만, 어떤 사회집단이 이삼십대 젊은 나이에 빨리 세상을 떠나기로 결정한다면 뭔가 문제가 있기는 있는 것일 것 같습니다. 저는 우리 사회의 약자일까요?

한편, 저는 부유한 금수저와는 거리가 멀지만 나름대로 돈을 벌고 있고, (만성 통증이 있지만 의사의 소견으로는) 특별히 아픈 곳이나 장애가 없으며, 고등 교육을 받은 사람입니다. 저는 남성이고 고추도 있습니다. 저한테는 친구들도 몇 명 있고, 성적인 친밀감을 누리는 파트너도 있습니다. 제집 아니고 월세지만 아늑한 집도 있습니다. 저는 부모님도 있습니다. 한 분이 돈을 벌고 계시고, 부모님의 은퇴가 가깝지만 연금도 있고 현재 크게 아프신 곳도 없으셔서, 아직 부양의무가 크게 부담되지는 않습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어를 제1언어로 배우며 자란 한국인으로 한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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