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적인 큐레이션, 우물에서 숭늉찾기

김민준
김민준 · 글 쓰고 읽고 생각하는 20대
2022/09/08
객관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평소에 '객관적', '주관적'이라는 표현을 자주 씁니다. '객관'이란 무엇일까요? 객관의 한자를 봅시다. 客觀. 풀이하면 '객(관객 혹은 손님)의 관점'이라는 뜻입니다. '주관'과 대비되는 개념일테니, 결국 객의 관점이란 자신의 주관을 배제한 채 제삼자(관객, 손님)의 위치에서 바라보는 것일테지요.

그런데 객관과 주관 모두 '본다(관, 觀)'는 행위와 관련이 있습니다. 결국 주관을 배제한다고 해도 제삼자의 '관점'이 개입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특히 사회현상의 경우, 가치판단이 개입되지 않으면 그것이 객관성을 담보하는 것이라고 사회를 연구하는 이들이 굳게 믿었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관점은 꽤 오래전부터 많은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이렇게 말합니다. 

"'사회현상'에 대한 어떤 특정하고 '일면적인' 관점에 근거하지 않는 절대적으로 '객관적인' 학문적 분석은 있을 수 없다. 우리는 명시적이든 묵시적이든,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특정하고 일변적인 관점에 의거하지 않고서는 사회현상을(.....) 분류할 수 없다" (베버, 1997: 64) 

쉽게 말하면, 어떠한 한 관점(일면적인 관점)을 택하지 않은 채 어떤 현상에 접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부정적인 건 아닙니다. 오히려 어떠한 관점이 있어야 세상을 더 제대로 바라볼 수 있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객관이라는 것은 불가능한 것일까요? 글쎄요, 저는 적어도 우리가 '순수하게 객관적일수는 없음'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큐레이션이란 무엇인가

큐레이션(curation)이라는 행위가 있습니다. 요즘 많은 미디어에서 시도하고 있기도 하죠. 단순하게만 말하면, 무언가를 뽑아서 소개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원래 큐레이션은 미술관에서 기획자들이 우수한 작품을 뽑아서 전시하는 행위였다고 해요. 사실 미술도 전문적인 영역이긴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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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차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고, 다양한 이슈에 대한 글을 씁니다. 청년정책 및 거버넌스 관련해서 활동하는 활동가이기도 하고요, 정당에도 몸담고 있는 중이에요. instagram @minjun7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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