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를 넘어 동아시아 르네상스의 ‘기운생동’

임채원
임채원 인증된 계정 · 에든버러대학교 방문학자
2023/08/14

파탄 직전까지 갔던 ‘새만금 잼버리’를 기사회생시킨 것은 K-pop, 한류였다. 4만 3천여명이 세계각지에서 새만금에 모였지만, 대회 조직위의 상상할 수 없는 정도의 준비부족으로 파탄지경에 이르렀지만, 마지막 폐영식과 함께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 모인 참여자들은 K-pop공연에 참여하면서 위로를 받았고 열광했다. 한류는 모든 참여자가 열광한 것은 아니지만 그 동안 대회 조직위가 만든 엉망진창의 실망과 분노를 한 순간 상쇄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한류의 어떤 힘이 전 세계 청년들이 공감하고 함께 하게 했을까? 한류의 근원적인 힘은 어디서 오는가? 지금까지 한류에 대해 다양한 연구들이 있었지만, 이를 문명사적인 거시적 시각에서 설명하는 것은 찾을 수 없다. 동아시아 문명사의 입장에서 해석하면 한류의 근원적인 힘은 ‘기운생동(氣韻生動)’이다. 한류 드라마와 영화에서, 특히 k-pop에서 느껴지는 흥겨움과 공감의 힘은 동아시아 문명에서 면면히 흐르고 있는 기운생동의 역동성이 한류의 원천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류는 ‘동아시아 문명의 재창조’라고 요약될 수 있다. 1842년 아편전쟁과 난징조약으로 동아시아는 서구의 침략과 간섭으로 문명의 긴 겨울에 접어들었다. 동아시아 문명은 서구 문명에 비해 열등한 것으로 치부되었고, 동아시아는 서구를 배우고 따라가기에 급급했다. 처음은 동도서기(東道西器)나 중체서용(中體西用)으로 서양의 문물은 받아들이지만, 그 정신은 동아시아적인 것이라는 생각으로 서구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서양의 거대한 힘 앞에서 캉유웨이의 변법자강(變法自疆)에서 볼 수 있듯이 가치와 정신까지 서구의 것을 수용해야 한다는 사조가 생겨났다. 여러 과정을 거쳐 중국은 유물론과 사회주의 노선을 받아들여 전혀 새로운 서구적인 신중국으로 진화했다. 반면 한국은 서구의 근대 문명을 수용하면서 기독교 문명을 받아들이고 인권, 자유, 민주, 공화 등 서구적 가치를 전통적인 동아시아 문명과 함께 공존하는 길을 찾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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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든버러대 방문학자로 작년부터 있으며, 국회의장 자문관으로 한류와 문예(인문.예술)AI연구에 관한 자문을 하고 있음. 학부에서 인문학을 하고 현재 대학에서 행정학을 전공하고 있음. 국가론, 비교아젠다연구, 정무직 인사행정 등 행정학, 문명과 평화 연구를 연구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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