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한 할리우드를 능가한 천재 감독
2024/04/04
[연재 주] 넷플릭스 리드 헤이스팅스의 여정은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를 닮았다. 하우스 오브 카드를 연출한 데이비드 핀처 감독은 괴테의 파우스트일지 모르고, 오징어 게임은 현실에 펼쳐진 단테의 지옥이다. OTT는 새로운 미디어 생태계를 창조했다. 누군가에는 멋진 신세계지만 누군가에게는 실낙원인 이곳. 이 경계의 세계를 대표하는 인물, 작품, 브랜드를 16주에 걸쳐 연재하려고 한다. 매주 2편의 신작과 명작 추천은 별책부록이다. 부디 이 책이 플랫폼의 타율을 올리고, 제작사의 구종을 늘리고, 창작자의 구위를 높이는 작업이 되기를. 그리고 모든 시청자에게 시간의 자유가 함께 하기를. 뉴스레터 구독
- 프롤로그
- 시나리오 각본가의 외동아들
- 영화계에 착륙한 반항적인 외계인
- 핀처의 네트워크는 거꾸로 간다
- 다재다능한 재능의 평행이론
- 할리우드를 겨눈 비장한 선봉장
- 에필로그
프롤로그
인간은 자신이 이성이라고 부르는 것을 어떤 동물보다 더 동물적으로 사는 데 쓴다. - 파우스트 '메피스토'의 대사 中
신과 악마가 내기를 한다. 제물은 언제나 인간이다. 왜 그래야 할까? 파우스트는 괴테가 쓴 장편 희곡이다. 1808년 1부가, 1832년 괴테 사망 후 2부가 출판되었다. 파우스트는 1541년 사망한 독일의 실존 인물이다. 그의 스토리는 성경 속 이야기와 뒤섞여 변주되었고, 전설로 부풀려진다. 괴테는 이 허풍쟁이 마술사의 욕망에 주목했다. 파우스트는 독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이 되었다. 괴테는 서양문학의 신화가 된 천재였다.
영화감독은 현대의 마술사다. 특히 할리우드의 감독들은 예술을 전설로 만드는 타고난 천재들이다. 하지만 천재도 자본의 눈치를 봐야 한다. 영국의 평론가 토리 레인즈는 “할리우드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멍청이들을 설득해, 지적이고 도전적인 영화에 투자하도록 만드는 능력을 가진 감독은 데이비드 핀처와 폴 토머스 앤더슨 둘뿐”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핀처(David Andrew Leo Fincher, 이하 핀처)’는 자본을 능가하는 천재다.
괴테와 핀처의 인생은 평행이론...
글쓰는 기획자, 스토리텔링 디렉터. 어린 시절부터 영화에 관심이 많았다. 본업인 마케팅 기획을 하면서 OTT 미디어랩 수석 디렉터로 인사이트 커뮤니티를 운영 중이다.